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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韓·日 실무협상 지속”…野 “외교는 사실상 무정부 상태”

입력 : 2021-07-20 19:33:13 수정 : 2021-07-20 23: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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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 무산 후속조치

회담 불발에 아쉬운 감정 드러내
임기 내 양국 갈등해소 주력 전망
박수현 “8월 외교장관 회담 조율중”

與, 日 부적절한 외교 태도 비난
野는 “韓정부 무능 참사 초래” 공방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이 무산된 것에 대해 ‘실무적 협상은 계속하라’고 지시했다고 청와대가 20일 밝혔다. 또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 무산에 대해 굉장한 아쉬움을 표했다고 전했다. 청와대가 한·일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계속 열어둔 셈이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양국 정치 일정, 양국 내부의 들끓는 반일·반한 감정을 고려할 때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청와대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어제(19일) 마지막 보고를 드릴 때 그 자리에서 대통령께서 굉장히 아쉬움을 표현하셨다”며 “‘상황이 이렇게 되었지만, 양국 정상이 언제든 만나게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실무적 협상은 계속해나가라’고 강력하게 의지를 담긴 말씀을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박 수석은 이날 오후 연합뉴스TV '뉴스워치'에 출연해 “한·일 외교장관 회담이 내달 중 열릴 예정”이라며 “관계개선의 발판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박 수석은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회담을 조율 중에 있으며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 참모진으로부터 한·일 정상회담 무산 관련한 보고를 받고 이를 재가하는 과정에서 아쉬운 감정을 드러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일 양국은 도쿄올림픽 개막식을 계기로 문 대통령과 스가 총리 간 정상회담을 추진해왔으나, 과거사 문제, 대한 수출규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연장 등 양국 현안에 대한 입장차와 소마 히로히사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의 부적절한 발언의 여파로 무산됐다.

 

문 대통령의 이러한 반응은 현 정부 출범 후 냉각 상태의 한·일 관계를 임기 만료 전에는 풀고 가야 한다는 인식과 관련이 있다. 문 대통령은 올해 초부터 여러 차례 일본 정부에 조건 없는 대화를 제안하는 등 관계 개선을 시도해왔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AP연합뉴스

청와대는 일본 정부가 회담 개최에 대한 의지는 있다고 보고 있다. 스가 총리는 전날 회담 무산 소식에 “일본의 일관된 입장을 토대로 한국 측과 의사소통을 하고 싶다”며 “(소마 공사 발언은) 외교관으로서 극히 부적절한 발언이며 유감”이라고 말한 바 있다. 청와대 내부적으로는 스가 총리의 발언을 봤을 때 일본 역시 회담을 성사시키려는 의지를 보여준다며 긍정적으로 판단했다. 추진 동력이 살아있는 만큼 실무회담은 계속 이어가겠다는 것이 청와대의 판단이다.

 

그러나 양국 관계 정상화 계기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문 대통령의 임기가 10개월여밖에 남지 않은 데다, 위안부·강제징용 배상 문제 등에 대해서는 양국 간 논의가 진전될 가능성이 작아서다.

정치권은 회담 무산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여권은 소마 공사의 성적 발언 등 일본 측의 부적절한 외교적 태도를 지적했지만 야권은 정부의 외교적 무능이 초래한 참사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일본 스가 내각의 무책임, 무신뢰, 무성의 3무 외교가 빚은 참사”라며 “스가 총리는 한·일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기 위해 한국 측과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고 발표했지만 최근 행태를 보면 생색내기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대한민국 외교는 사실상 무정부 상태”라며 정부와 청와대를 맹폭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일본에 대해 감정적 대응으로 한·일 관계를 돌이킬 수 없는 지경으로 몰아넣었다”며 “지난 총선 당시 반일선동으로 정치적 이익을 보더니 내년 대선 앞두고 다시 반일감정을 자극하려는 거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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