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해킹 소행 두고 신경전 가열

미국 글로벌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의 서버 해킹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 간 신경전이 뜨거워지고 있다. 미국 등 서방 진영이 일제히 “해킹 배후에 중국이 있다”고 공격하자 중국은 되레 “우리도 사이버 공격의 주된 피해자”라며 맞불을 놨다.
미 백악관은 19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올해 초 MS의 이메일 서버 소프트웨어 ‘익스체인지’를 겨냥한 해킹 공격 배후로 중국 국가안전부와 연계된 해커를 지목했다. 백악관은 “사이버공간에서 중국이 보이는 무책임한 행위의 양상은 세계에서 책임 있는 리더가 되겠다는 중국의 목표와 모순된다”고 맹비난했다. 유럽연합(EU), 영국, 노르웨이,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일본 등 미국의 주요 동맹국도 중국 비판 대열에 동참했다.
미 법무부는 중국 국가안전부 소속 해커 4명을 기소했다. 이들은 10여개 나라에서 정부 및 기간산업 부문을 수년간 공격하고 에볼라 백신 기술을 훔치려고 시도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중국은 20일 EU 주재 중국 사절단 대변인을 통해 “사실과 증거는 없고 억측과 비난으로 중국을 모욕한 것에 대해 강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시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중국은 네트워크 안전의 확고한 수호자”라며 “우리는 중국 내부나 인터넷 시설을 이용한 사이버 공격에 단호히 반대하고 법에 따라 처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눈길을 끄는 건 중국이 ‘우리도 피해자’라고 항변한 점이다. EU 주재 대변인은 “해외에 서버를 둔 5만2000여개의 악성 프로그램이 지난해 중국 네트워크에 침입해 국가안보, 경제 및 사회에 심각한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부 서방국가는 자신의 기술적 우위를 통해 거리낌 없이 동맹국을 포함한 세계를 무차별로 도청했다”며 최근 불거진 미국 정보기관의 유럽 주요 정치인 도청 의혹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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