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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원 내야 정교사 합격…부정 채용 사학재단 관계자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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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7-20 11:23:00 수정 : 2021-07-20 11:2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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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사 채용을 대가로 기간제 교사들로부터 거액을 받아 챙긴 사학재단 관계자들이 적발됐다. 이들은 교사와 부모 등 26명으로부터 18억원가량의 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도내 한 사학재단 관계자 10명을 배임수재 및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해 이 가운데 범행을 주도한 행정실장 A씨 등 3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20일 밝혔다. 또 이들에게 돈을 건네고 정교사 시험에 부정 합격을 한 기간제 교사 21명과 교사 부모 5명 등 26명은 배임증재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뒤 검찰에 넘겨졌다.

 

이사장 아들인 A씨 등은 지난해 2월 치러진 이 재단 소속 학교 정규직 교사 채용시험 과정에서 돈을 받고 문제와 시험지를 특정 응시자들에게 사전 유출해 B씨 등 13명을 부정하게 합격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함께 구속된 정교사 2명에게 정교사 채용을 조건으로 ‘학교발전기금’ 명목의 돈을 낼 수 있는 기간제 교사들을 모집하도록 한 뒤 이들 기간제 교사에게 채용시험 문제지와 답안지를 시험 전 미리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합격한 B씨 등 기간제 교사와 해당 교사의 부모 중 일부는 5년 전인 2015년에 이미 재단 측에 돈을 건넸다. 그러나 경기도교육청이 채용시험을 재단이 자체적으로 하지 말고 위탁채용 방식으로 진행할 것을 권고했고 재단 측은 교육청 권고대로 할 경우 이미 돈을 받은 기간제 교사들에 대한 채용이 어렵다고 판단, 2016년∼2019년까지 아예 채용시험을 진행하지 않았다.

 

돈을 낸 기간제 교사들로부터 채용 독촉을 받게 되자 A씨 등 재단 측은 교육청 권고를 무시하고 지난해 자체적으로 채용시험을 진행했다. 이에 교육청은 곧바로 이 재단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당시 교육청은 감사에서 최종 합격자 13명의 시험 평균 점수가 나머지 응시자의 평균 점수보다 월등히 높은 점, 수학 과목에서 만점을 받은 합격자 1명의 경우 전체 25문제 중 17문제에 대한 풀이 과정이 시험지에 전혀 없는 점 등을 확인하고 지난해 5월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이후 경찰 수사를 통해 A씨 등이 기간제 교사 1명당 6000만원∼1억1000만원의 학교발전기금을 요구해 모두 18억8000여만원을 받았고, 정교사 2명은 브로커 역할을 한 데 더해 일부 기간제 교사가 낸 학교발전기금을 빼돌리기도 한 사실 등이 추가로 밝혀졌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A씨 등을 먼저 송치하고 지난 14일 재단 측에 돈을 건넨 기간제 교사 등 21명을 추가 송치했다. 앞서 송치된 A씨는 올해 초 1심에서 징역 3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돈을 건넨 기간제 교사 중 작년에 합격하지 않은 13명은 올해나 내년에 채용될 예정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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