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가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접전 양상을 보이며 양강 구도를 형성하자 양측 간 네거티브 공방전이 한층 가열되는 모양새다. 양측 간 감정 싸움이 심화하면서 대선주자들이 대선 본선을 감안해 다짐했던 ‘원팀 경선’이 깨질 상황에 놓였다는 우려도 나온다.
19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6~1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13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이 지사 25.4%, 이 전 대표 19.3%로 조사됐다. 두 후보 간 격차는 6.1%p로 오차범위(±3.1%p) 내에서 접전 양상을 보였다. 매주 진행되는 이 조사에서 두 후보 간 격차가 오차범위 내로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범진보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도 이 전 대표(23.9%)는 상승세를 보이며 이 지사(27.5%)를 바짝 추격했다. 지난주 조사에서 이 지사 29.7%, 이 전 대표 23.9%로 9.1%p 격차를 보였지만 이번주엔 3.6%p로 줄어들었다.
두 주자간 지지율 변동이 가시화되면서 향후 공방전은 더욱 치열한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앞서 이 지사는 경쟁주자들의 '1위 때리기'로 이 전 대표 지지율이 상승하자 ‘김빠진 사이다’에서 ‘공세적 방어’ 기조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지사는 경기도와의 연관성을 차단하면서 이 지지자들의 마타도어를 문제 삼은 반면, 이 전 대표는 선거법 위반 사안임을 지적하며 형사 고발을 시사했다.
이 지사는 19일 수원시 경기도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원스톱 지원센터 방문 뒤 만난 기자들이 이 전 대표 측의 강경대응 방침에 대한 입장을 묻자, “그렇게 따지면 이낙연 후보를 지지하는 분들이 내게 하는 정말 극렬하게 표현할 수 없는 마타도어들을 한 번 스스로 살펴보시는 것이 좋겠다”고 응수했다.
그는 “내가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한 일”이라며 “징계하고 직위해제를 하는 게 나로서는 최선을 다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나에 대해 장애인 폄하를 하거나 아니면 정말로 없는 사실을 지어내서 음해하고 있는 그 수없이 많은 지지자들의 행동에 대해서 본인 측도 한 번 보셨으면 좋겠다”며 “지나치다는 생각이 든다”고 일갈했다.
이 지사는 전날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경기도 직접 산하기관은 아니고 경기도와 관련이 있는 기관의 구성원이 그런 비방 행위를 했다고 한다”며 “선거법 위반은 아닌데 내부의 지침에 어긋나 직위해제 후 조사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이 전 대표는 마포구에 위치한 영상탐지기술 스타트업 ‘에스프레스토’에서 열린 딥페이크 피해 근절을 위한 대담회 참석 후 “선거법 위반 여부는 그에 따른 법적인 과정이 있을 것”이라며 “그건 민사 문제가 아니다. 위법이냐 위법이 아니냐의 문제”라고 잘라 말했다.
이 전 대표는 “가짜뉴스나 네거티브는 효과가 있지 않는다. 그것을 제기하는 사람의 조급증이 드러날 뿐이지 그것으로 국민의 마음을 얻는다고 생각했다면 국민을 잘못 본 것”이라며 “그런 것을 서로간에 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 측은 경기도 차원의 조직적 여론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당 선거관리위원회 조사와 형사고발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관련 의혹에 대한 신고를 받고 사실관계 확인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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