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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자 절반 “채용 공정성 신뢰 않는다” [LG 취업청탁 리스트 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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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7-20 06:00:00 수정 : 2021-07-19 22: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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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채용비리에 불신 커져

강원랜드·은행권 등 ‘부정 채용’ 시끌
2018년 공공기관 중 80% 비리 적발

채용비리는 우리 사회에서 만연해 더 이상 묵과할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평가된다. 공기업과 금융권에 이어 민간 대기업에서까지 채용비리 혐의가 확인되면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런 불공정을 이대로 방치할 경우 부모의 능력이 자녀에게 세습돼 사실상의 계급사회가 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채용정보업체 사람인이 지난달 구직자 1210명을 대상으로 ‘채용 공정성’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1.6%는 채용 공정성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들은 ‘채용 인원, 평가 기준 등을 공개하지 않아서’(57.5%·복수응답), ‘채용 청탁 등 비리가 있을 것 같아서’(38.3%) 등을 불신의 이유로 들었다. 그나마 가장 신뢰하는 기업 형태로 ‘대기업(24.1%)’을 뽑았지만, 대기업이나 공기업, 공공기관 모두 신뢰하지 못한다는 답변도 18.3%였다.

우리 사회에서 ‘권력형 채용비리’가 수면 위로 드러난 계기는 2016년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이다. 2012∼13년 공기업인 강원랜드에 입사한 500여명 중 95%가 부정 청탁으로 선발된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민영화된 KT 역시 채용비리 사건으로 시끄러웠다.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의원과 이석채 전 KT 회장 등이 딸과 지인의 자녀를 부정하게 입사시킨 혐의가 드러났다.

은행권의 채용비리도 세간에 충격을 더했다. 우리은행은 청탁명부를 만들어 고위공직자와 VIP고객, 임직원 자녀들을 입사시켰고, 신한은행은 지역 언론사 간부와 구의원 등 유력자의 자녀들을 채용한 혐의가 포착돼 수사를 받았다. 이외에도 국민은행과 하나은행, 부산은행 등 6개 은행에서 채용비리가 적발됐다. 이들 은행은 채용과정에서 부정 청탁 대상자들의 점수를 상향 조정하거나 감점사유를 삭제하는 식으로 비리를 저질렀다.

정부는 2018년 공공기관 채용비리 특별점검을 벌였고, 전국 1190개 기관 중 약 80%에서 부정을 적발했다. 정부는 지적사항 4788건을 발표했고 이 중 109건을 수사 의뢰했다. 이병훈 중앙대 교수(사회학)는 “취업률이 최저치를 경신하는 등 오늘날 취업은 너무나도 넘기 어려운 관문이 됐다”며 “이런 배경에서 채용비리 소식은 청년들에게 심리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탄식했다. 그는 “모든 분야의 화두가 ‘공정’으로 모아지고 있는 지금의 현상은 우리 사회가 불공정을 하루빨리 척결해야 한다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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