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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2차대전 이후 최악 홍수, 9월 총선 판도 흔들까

입력 : 2021-07-19 19:38:34 수정 : 2021-07-19 21:5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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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에 대한 위기감 높아져
與 피해 수습 따라 승패 갈릴 듯
녹색당 ‘호재’에도 후보 자질 논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오른쪽에서 2번째)가 18일(현지시간) 홍수 피해가 집중된 라인란트팔츠주의 슐트를 방문해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슐트=AFP연합뉴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홍수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온 독일 총선 판도도 뒤흔들 수 있을까. 기록적 폭우로 기후변화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녹색당이 후광효과를 보리란 관측이 많다. 그러나 녹색당 총리 후보 안날레나 베어보크가 최근 도덕성 논란에 휘말린 데다 경쟁 후보들이 노련함과 재해 수습 능력을 앞세워 녹색당과의 차별화에 나서 결과는 예측하기 어렵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지난 16일(현지시간) 현재 지지율이 가장 높은 정당은 현 여당인 기민·기사연합(29%)이다. 녹색당은 19%로 2위, 그 뒤를 사민당(16%)이 쫓고 있다. 홍수가 나자 세 진영의 총리 후보들은 모두 피해 현장을 찾아 ‘자연재해를 막기 위해 기후변화 대응에 서둘러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러나 기민당 대표이자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지사 아르민 라셰트는 묘하게 다른 뉘앙스를 띠었다고 파이낸셜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독일이 보다 공격적으로 기후위기에 대응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짜증 섞인 말투로 “오늘 같은 단 하루의 사건으로 정책을 바꿀 수는 없다”고 답했다.

라셰트 대표는 평소에도 친기업 입장에서 ‘경제성장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기후변화 대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유력 총리 후보 중 가장 보수적 환경정책을 갖고 있다.

그는 홍수로 엉망이 된 현장에서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이 연설하는 도중 옆 사람과 농담하며 웃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혀 비난을 사기도 했다.

베어보크 녹색당 대표는 라셰트 대표와 대조를 이룬다. 라셰트 대표보다 20세나 어리고, 현 정부보다 더 강한 탄소중립 정책을 내세워 환경에 민감한 젊은 유권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실제 베어보크가 녹색당 총리 후보로 낙점된 뒤 지난 4월 말∼5월 초 녹색당은 기민·기사당을 누르고 지지율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그가 출간한 책 ‘지금: 우리는 어떻게 우리나라를 새롭게 할 수 있나’가 표절 시비 등 각종 논란에 휘말리면서 녹색당은 다시 10% 포인트 뒤진 2위로 내려앉았다. 행정 경험이 없고 이번 홍수에 마땅히 내놓을 카드가 없다는 점도 베어보크의 약점으로 꼽힌다.

이런 면에서는 올라프 숄츠 사민당 후보가 유리하다. 현 재무장관이기도 한 그는 홍수 피해가 나자 3억유로(약 4000억원)가 넘는 긴급 구호지원금을 투입했고, 이번 주 안에 추가 재정지원 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002년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사민당)도 홍수가 나자 고무장화를 신고 진흙탕을 헤치고 다니는 모습으로 당시 지지율 1위 기민·기사당을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며 “홍수 피해를 어떻게 수습하느냐에 따라 누가 승기를 잡을지 판가름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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