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현지시각) 영국 데일리메일이 중국 과학자들이 수컷 쥐에 자궁을 이식해 새끼 쥐를 출산시키는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에 있는 중국인민해방군 해군군의대학 과학자들은 수컷 쥐가 암컷 쥐와 혈액을 공유, 임신과 출산에 필요한 호르몬을 공급하기 위해 거세한 수컷 쥐와 암컷 쥐의 피부를 물리적으로 이어 붙였다고 전했다.
이렇게 결합된 수컷과 암컷은 총 46쌍으로 연구진은 수컷에게 자궁을 이식한 후 암컷과 수컷 각각 배아를 이식했다. 연구진은 총 562개의 배아를 암컷과 수컷에 반반씩 이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상적으로 발달한 배아의 수는 암컷이 월등히 높았다. 연구팀은 “암컷 자궁에서는 169개의 배아가 정상적으로 발달했지만 수컷 자궁에서는 27개만이 정상적으로 발달했다”고 전했다. 이에 배아는 21.5일 동안 자궁 안에서 성장했고 수컷과 암컷 모두 제왕절개 수술을 통해 출산했다.
제왕절개 수술을 통해 암컷처럼 새끼를 출산하는데 성공한 수컷은 27개의 태아 중 몇몇은 사산, 몇몇은 짧은 시간 생존한 후 죽고 10마리만 살아남았다. 그러나 암컷 쥐의 경우 사산된 태아는 없었다. 또한 수컷 쥐를 통해 태어난 이 10마리는 성체가 된 후 번식할 수 있었고 장기간 건강에도 문제가 없었다.
결합된 수컷과 암컷 쥐는 출산 후 분리수술을 받고 분리됐다. 하지만 분리 후 수컷 쥐는 3개월 가량 생존한 후 죽었다.
연구진은 이번 실험에 대해 “수컷 포유동물의 임신은 학계에 보고된 적이 없다”며 “우리가 수컷 포유동물의 임신 모델을 만들었다”며 자평했다.
그러나 국제동물 보호단체인 페타(PETA)의 수석 과학정책 고문인 에밀리 맥이보르는 이번 실험에 대해 “프랑켄슈타인적 과학”이라며 “비윤리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두 마리의 쥐를 외과수술을 통해 연결하는 것은 비윤리적”이라며 “쥐는 인간과 마찬가지로 신경계를 가지고 있고 인간이 느끼는 것처럼 고통, 두려움, 외로움과 기쁨을 느낀다”고 말했다.
해당 연구 발표에 중국 여론도 들끓었다. 중국의 소셜미디어 웨이보에는 “자연의 법칙을 위반한 것. 도대체 이런 연구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라는 내용의 댓글이 쏟아졌다.
조이 장 켄트대 교수는 “이상한 실험이 대중의 관심을 얻는 지름길이라는 생각을 가진 이른바 ‘홍보성 과학’ 트렌드에 대해 심각한 우려가 나온다”며 “그런 연구는 과학을 진지하고 책임감 있는 학술 탐구가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향태로 변질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연구진은 해당 연구에 대한 비판이 잇따르자 한때 바이오아카이브 측에 논문 철회를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연구진은 다시 이메일을 보내 철회 요청을 번복하며 논문의 제1저자인 장 롱지아 연구원은 네이처에 보낸 이메일에서 “논문이 공식 출판된 뒤에 외부의 비판에 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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