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우디 쿠페의 특징을 잘 살린 전기 SUV ‘e-트론 스포트백 50 콰트로’를 지난달 30일 시승했다. 전기차로는 드물게 에어서스펜션을 장착해 부드러운 주행감을 자랑하며 버추얼 사이드미러로 사각지대 없이 밤에도 선명하게 후방 시야를 확보 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외관은 아우디의 새로운 디자인 언어를 채택하면서도 기존 Q시리즈의 전통을 계승해 이질감이 없다. 독특한 형태의 버추얼 사이드 미러와 배기 파이프가 없는 디퓨저 등이 전기차임을 나타내고 몇 안되는 표식이다. 공기역학적 디자인의 장점은 낮은 항력계수에서 나타난다. 패스트팩 타입의 지붕선과 날렵한 스포일러 등이 적용돼 항력계수를 0.25까지 낮췄다. 또 얇고 작은 카메라가 형태의 버추어 사이드 미러로 인해 전폭을 15cm가량 줄이며 공기역학적 효율성을 높였다.
앞쪽에는 크지는 않지만 프렁크도 있어 전기차의 공간 활용성을 담았다. 실내는 기존 아이디의 디자인과 닮았다. 가장 큰 차이점은 사이드 미러 대신 차문에 사이드미러에서 보이는 화면을 영상으로 보여준다는 점이다. 배터리가 바닥에 넓게 배치돼 기존 내연기관 차량 대비 넓은 레그룸과 적재공간이 확보됐다. 또 독특한 기어레버와 회생제동을 조절할 수 있는 패들시프트가 전기차임을 잊지 않게 해준다. 또 뒷좌석 공간도 성인이 탑승하기에 부족함이 없고, 센터터널도 올라와 있지 않아 공간 활용성은 높다.

스타트 버튼을 누르고 가속 페달을 밟으면 313마력의 모터는 답답함 없는 가속감을 보여준다. 제원상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데 6.8초가 소요되지만 체감상 초반 모터 출력이 높아 답답한 느낌은 들지 않는다. 최대토크는 55.1kg·m다. 주행중 외부 소음은 잘 차단되는 편이며 전기차 답게 진동이나 자체 소음도 거의 없다.
처음 주행을 하게 되면 전자식 사이드미러가 어색하지만 야간이나 사각지대 없이 보여준다는 점에서 익숙해지면 편리한 점도 있다. 다만 주차시 차폭 감각을 잘 전달해주지 못하고, 운전자가 몸을 움직이면 보이는 각도가 달라지는 거울과 달리 고정된 카메라 각도를 실시간으로 조정하기 어렵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이 차는 71㎾h 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장착돼 1회 충전 기준 220km를 주행할 수 있다. 최근 출시되는 전기차들이 통상 400km 안팎을 주행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차의 가장 큰 단점으로 꼽을 수 있다. 다만 이 차는 전기차로는 드물게 에어서스펜션이 장착돼 고급 세단 같은 부드러운 주행감각을 자랑한다.

주행 속도나 스타일에 따라 차체 높이는 최대 76mm까지 조절된다. 특히 요철이 많은 구간을 주행할 때 실제 차로 느껴지는 진동이나 불쾌함이 적다. 또 아우디 특유의 콰트로(사륜구동) 시스템의 안전성 또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주행거리가 짧다는 단점에도 이 차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있는 이유가 아닐까. 아우디 특유의 세련된 디자인, 편안한 승차감, 내연기관차와의 이질감 없는 디자인과 주행감성에 높은 점수를 준다면 이 차를 선택해도 후회는 없다. 가격은 1억198만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