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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살인 진범’ 이춘재, ‘살인의 추억’ 재미없었다고…” 봉준호가 밝힌 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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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7-09 09:34:39 수정 : 2021-07-09 09:3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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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이 지난 6일(현지시각)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4회 칸국제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는 모습. 칸=AP뉴시스

 

프랑스 칸 국제 영화제에 참석한 봉준호 감독이 자신의 영화 ‘살인의 추억’을 본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진범 이춘재의 반응을 전했다.

 

봉 감독은 지난 7일(현지 시각) 프랑스 남부 칸 팔레 데 페스티발 뷔뉘엘 홀에서 열린 제74회 국제영화제에 참석했다. 이날 세계적 유명 영화계 인사를 초청해 관객과 대화를 나누는 행사인 랑데부 아베크(Rendez-vous Avec)에 참석해 ‘살인의 추억’을 연출하게 된 과정을 밝혔다.

 

지난 2003년 개봉한 ‘살인의 추억’은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송강호, 김상경이 주연을 맡아 열연했다. 이 영화는 작품성과 흥행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봉준호 감독을 스타 감독 반열에 올렸다.

 

봉 감독은 사회자 카롤란 비에에 “실제 사건은 1980년대 말에 한국 군사독재가 끝나지 않았을 시점에 벌어진 연쇄 살인이다”라며 “사건이 범인을 모르는 상태로 끝나버렸고, 2002년도에 범인을 모르는 상태에서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1986년부터 1991년까지 경기도 화성 태안읍 일대에서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은 지난 2019년 9월 부산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이춘재가 유력 용의자로 특정된 후, 자백하면서 진범으로 밝혀졌다.

 

영화 '살인의 추억' 스틸컷

 

그는 “1986년에 첫 사건이 발생했고 2003년에 영화가 개봉해서 17년 정도의 텀(기간)이 있었다, 영화를 2002년에 찍고, 2003년에 개봉하고 2019년에 범인이 잡혔는데 또 16년 정도의 텀이 있었다, 기묘하다”면서 “(용의자가 특정됐다는) 그 기사가 나온 날 저도 마음이 심적으로 복잡했다”고 뒷 이야기를 전했다.

 

봉 감독은 이어 “대본을 쓰면서 진범의 실제 얼굴을 보고 싶기도 했고 수감 중인 그를 잠깐 만나볼까 생각도 했지만, (결국엔) 만나보고 싶진 않더라”며 “진범인 이춘재가 ‘살인의 추억’을 봤고 그와 관련해 여러 가지 루머들이 있었는데 최근 경찰에서 말하기를 이춘재가 별 관심 없고 재미없었다고 했다더라”라고 말했다.

 

‘살인의 추억’ 마지막 장면에서는 살인 사건이 일어난 농수로를 들여다보던 송강호(극 중 두만)에게 한 아이가 “얼마 전에도 어떤 아저씨가 이 구멍 속을 들여다보고 있었다”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어 허탈한 듯 아리송한 얼굴 표정을 한 송강호를 클로즈업하며 영화를 끝이 난다.

 

이에 대해 봉 감독은 “일부러 그렇게 찍은 이유는 혹시 극장에서 범인이 와서 범인이 본다면 한 맺힌 형사와 범인이 눈이 마주치게끔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전했다.


강소영 온라인 뉴스 기자 writerk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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