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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위해 하루 1만보 걸어야 한다“?…이는 ’일본 상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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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7-08 17:33:25 수정 : 2021-07-08 19:52:09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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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1960년 도쿄올림픽 이후 건강 관심에 편승한 기업 상술“
”’만보계‘ 등 판매하기 위해 퍼트린 미신 섞인 ’비과학적 논리‘“
“과거 걷기 관련 연구·논문 등 참조하면 7천~8천보가 최적점“
게티이미지뱅크

 

”건강을 위해서는 하루에 1만보를 걸어야 한다“

 

어릴 적부터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한번쯤은 들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심지어 이와 관련해 ’만보기(萬步機)‘ 혹은 ’만보계(萬步計)라는 기기를 본 적이 있었을 것이다. 이 때문에 어느 순간부터 ‘1만보’라는 걸음의 단위가 무언가 건강함을 위해서 채워야 하는 기준처럼 느껴질 때가 있었다.

 

하지만 이 같은 운동법은 미신에 가까운 ‘비과학적 논리’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건강을 위해서는 굳이 1만보를 걸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8일 ‘정말 매일 1만보가 필요한가요?’라는 해설기사에서 이 같이 밝혔다.

 

NYT는 하루 1만보 목표는 하루 1만보 목표는 일본에서 유래한 미신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NYT는 ”일본에서 지난 1964년 열린 ‘도쿄 올림픽’ 이후 사람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자 이에 편승해 이익을 보려는 한 시계 제조업체가 ‘만보계’를 대량 생산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만보계에서 1만을 뜻하는 ‘만’(万) 자가 일본 문자로 작성했을 때 걷는 사람의 모습과 비슷하기 때문에 판매촉진 차원에서 만보 걷기를 홍보했을 뿐 특별한 과학적 의미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날은 건강이나 장수를 위해 하루에 약 8㎞인 1만보를 걸을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NYT는 하버드 대학 보건대학원의 지난 2019년 연구에 따르면 하루 4400보 정도를 걷는 70대 여성은 하루 2700보 이하를 걷는 같은 연령대 여성보다 조기 사망 위험이 약 40% 정도 줄어들었다.

 

조사 대상자 중 5000보 이상을 걷는 이들의 조기사망 위험은 계속 떨어졌으나 그 건강증진 추세는 7500보에서 정점을 찍었다.

 

즉, 이보다 많은 1만보까지 걷는다고 해서 건강 이익이 계속 증가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미국 의학협회 저널 네트워크(JAMA Network)에 2020년 3월 게재된 더 광범위한 논문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거론됐다.

 

해당 연구의 결론은 하루 1만보는 장수의 조건이 아니라 8000보 정도를 걷는 사람이 4000보를 걷는 사람보다 심장질환 등으로 일찍 죽을 위험이 절반이라는 분석이었다.

 

NYT는 미국, 캐나다를 비롯한 서구 국가에서 대다수 성인들의 하루 걷기량이 5000보 미만이라는 점을 고려하며 1만보 목표가 오히려 걸을 의욕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벨기에에서 2005년 남녀 시민 660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1년 동안 하루 1만보 목표를 지킨 사람은 8%에 불과했고 4년 뒤에 계속 그렇게 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민 리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박사는 미국을 비롯한 다수 국가 정부에서 공식 권고하는 육체 활동량이 하루 30분 정도이며 이를 걸음으로 환산하면 하루 2000∼3000보 정도라는 점을 주목했다.

 

리 박사는 많은 이들이 쇼핑이나 집안일 등으로 매일 5000보 정도를 걷는 까닭에 하루에 2000∼3000보(1.6∼2.4㎞) 정도를 더 걷는다면 최적점으로 여겨지는 하루 7000∼8000보를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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