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500㎜라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전남 강진 바다에서 전복들이 잇따라 폐사했다. 육지로부터 밀려 온 민물이 해안선에서 1㎞ 떨어진 전복 양식장을 덮치면서 양식장 절반 이상이 피해를 입었다.
8일 강진군청과 어민들에 따르면 강진군 마량면 앞바다의 40㏊ 면적의 전복 양식장(약 400억원 상당)의 전복 가운데 절반 가량이 폐사했다. 전복이 정상적으로 생장하기 위해서는 바닷물 염도가 30∼32ppt는 돼야 하지만, 이번 장마로 염도가 15ppt 아래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당장, 강진군 32개 전복양식 어가가 전부 피해를 입었다. 40h㏊ 가운데 20㏊ 면적의 전복이 폐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추산액은 200억원 규모다. 수년째 키워온 전복이 하루 아침에 죽어나가면서 어민들은 시름에 빠졌다.
강진 전복가두리양식협회 관계자는 “민물이 바다로 계속 유입되고 있어 전복 피해는 점점 늘어날 것이다”며 ”당장 올 추석에 출하할 전복이 전혀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전남수산과학원 강진지소 관계자 등은 이날 바다염도를 측정한 결과, 강진 전복양식장 등 마량면 일원 바닷물의 염도는 5ppt 수준을 기록했다.
강진군청 관계자는 “마량 앞바다는 Y자 형태를 이루고 있는데, 최근 강진군에 476㎜, 대구면 600㎜, 마량면 500㎜의 비가 내렸다. 건너편의 도암면과 신전면에도 500㎜ 이상의 비가 내리면서 육지의 민물이 바다로 유입됐다”며 “여기다가 사내간척지 만덕호도 방류를 시작해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어민들이 민물 유입으로 전복이 폐사가 계속되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하자 현장을 찾은 행정당국과 정당 관계자들은 피해 어민들을 위한 대책마련을 약속했다.
이승옥 강진군수는 “어민 피해 보상을 위해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개정을 포함해 재난지역 선포 등을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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