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굳이 전화한 시간과 맞지 않는 장면을 두 번이나 써가면서 다 찾아보고 전화한 것처럼 조작했을까”

‘한강 실종 대학생’ 고(故) 손정민씨의 부친 손현씨가 SBS 탐사보도 프로그램인 ‘그것이 알고싶다’(이하 ‘그알’)에 관한 의문을 계속해서 제기했다.
손씨는 5일 새벽 자신의 블로그에 ‘믿고 싶지 않은 진실’이라는 글을 올리고, 지난 5월29일 방송된 ‘그알’의 ‘한강 실종 대학생 손정민 죽음의 비밀’편 장면 분석을 마쳤다고 알렸다.
이 글에서 그는 “분석하다가 이상한 부분을 발견해서 파고 들어가 보니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었다”면서, 아들 정민씨 실종 당일인 4월25일 새벽 5시28분 한강 반포공원 폐쇄회로(CC)TV에 찍힌 아들의 친구 A씨 부모의 모습을 갈무리한 사진을 게재했다.
이 장면에 대해 손씨는 “시간이 나와 있는 자막에 문제가 있는지 다시보기에는 없어졌다”면서 “(방송) 시작 후 13분경에 가족들이 공원을 한 바퀴 둘러보고 우리에게 정민이를 찾아봐야 할 것 같다고 전화했다는 설명과 함께 (해당 장면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손씨는 “제 아내가 (A씨 부모로부터) 전화를 받은 시간은 5시28분이다. 그때 진짜 장면은 이렇다”면서 사진과 함께 “제 아내에게 전화하신 분은 한참 있다가 화면에 등장한다”고 꼬집었다.
손씨는 “10분도 더 지난 장면인 5시38분 이후의 장면을 5시28분이라고 사용한 것”이라며 “맨 위의 사진과 비슷한 각도의 장면을 찾으면 아래와 같이 거의 5시39분이 된다”고 했다.
손씨는 “그런데 (그알) 방송에서는 시작하고 32분19분경에 다시 한 번 비슷한 장면과 설명이 나온다”면서 “5시12분에 (A씨가) 펜스를 넘은 후 10여분간 돗자리를 깔고 놀았던 잔디밭, 편의점 근처, 토끼굴 주변을 찾아보고 나서 제 아내에게 전화했다고”라고 지적했다.

그는 “여기서 말하는 10여분간 (제 아내에게) 전화하신 분은 주차장의 차 안에 있어서 이 근처에는 오지도 않은 시간이고, 부자는 강변과 강비탈만 주야장천 보던 시간”이라며 “왜 굳이 전화한 시간과 맞지 않는 장면을 두 번이나 써가면서 다 찾아보고 전화한 것처럼 조작했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맨 처음에 지워진 자막의 시간이 5시28분이라 실제랑 달라서 지웠는지 이상했다”면서 “그래서 자전거 대여점 영상을 찾아봤다. 여기는 처음 만난 시간이 5시39분이라고 정상적으로 나온다”고 했다.
손씨는 “방송사가 사용한 첫 장면의 자막이 원래 카메라에 있는 시간인데 잘못됐다면 11분의 오차가 있는 것이고, 그게 아니라면 방송사에서 일부러 자막을 조작해서 넣었다가 문제가 되니 삭제했다는 얘기”라며 “그럴 필요가 있는 일일까 싶고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궁금하다”고 거듭 의혹을 제기했다.

한편, 손씨는 지난 3일 ‘그알’ 방송내용에 대한 분노감을 드러내 화제를 모았다.
그는 블로그에 올린 ‘86m’라는 제목의 글에서 “(지난 4월30일 숨진 채 발견된) 정민이를 보게 된 순간, 국과수 부검 가던 차 안이 엊그제 같은데 두어 달이 지나갔다”면서 “그 와중에 ‘그알’ 제작진이 찾아 왔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바쁜 와중에도 인터뷰하고 자료 드리고 도움이 될 거라 굳게 믿었었고 나중에 정보공개청구 해서 부검 결과서까지 갖다 드렸는데, 정말 화가 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손씨는 “정말 보기 싫지만 정밀분석을 시작했다”면서 “사실과 다른 것은 고쳐달라고 해야 하고 의도적인 것은 어떻게 해야 할까”라고 의미심장하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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