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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참전한 미군 후손 돕는 '작지만 의미있는' 행사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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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6-28 13:30:00 수정 : 2021-06-29 10:2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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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훈처와 현봉박사기념사업회가 지원하는 네드 포니 가족. 투병 중인 조디 포니, 네드 포니, 아들 밴 포니(왼쪽부터). 현봉학박사기념사업회 제공

"전세계 6.25 참전용사와 그 후손들에게 대한민국은 당신들의 은혜를 잊지 않고 있다고 말하고 싶어요.” 국가보훈처와 현봉학박사기념사업회, 세브란스병원이 6·25전쟁 당시 우리나라를 위해 희생·헌신한 유엔 참전용사의 후손을 돕는 ‘작지만 의미 있는’ 행사를 연다.

 

29일 오후 서울역 인근 연세세브란스빌딩 회의실과 빌딩 마당 현봉학 박사 동상 앞에서는 1950년 6·25전쟁 당시 흥남철수 작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 전쟁영웅 현봉학 박사를 도운 에드워드 포니 미 해병대 대령(1909∼1965)의 손자 네드 포니 가족을 지원하는 ‘나눔의료 증서 수여식’이 열린다. 이날 행사에는 황기철 국가보훈처장, 하종원 세브란스병원장, 세브란스병원 인요한 국제진료센터소장, 현봉학박사기념사업회 한승경 회장 등 주요 인사 20여명이 참석한다. 행사에서는 현봉학박사기념사업회 한승경 회장이 1000만원의 성금을 네드 포니 가족에게 전달하고, 세브란스병원 하종원 원장은 암 투병 중인 네드 포니의 아내 조디 포니의 치료를 지원한다는 내용의 증서를 수여할 예정이다.  

 

현봉학박사기념사업회에 따르면 현봉학 박사는 ‘한국의 쉰들러’로서 우리가 꼭 기억해야 6·25전쟁 영웅이다. 1950년 12월 중공군 참전으로 전황이 불리해지면서 미군은 ‘흥남철수작전’을 개시했다. 그 막바지 단계에서 연합군 함정단이 수많은 피란민을 태우고 흥남 항구를 떠나 한반도 남단 거제도에 왔다. 함정을 이용해 피란길에 오른 동포가 10만명이다. 초유의 ‘인간 이동 드라마’다. 이 대서사극은 전적으로 현봉학 박사(1922∼2007)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당시 미 10군단 민사부 고문관으로 참전 중이던 현봉학 박사는 에드워드 아몬드 사령관에게 수차례 간청해 군사 물자를 버리는 대신 피란민 전원을 군함과 지원선을 통해 거제도로 이송하는데 공을 세웠다.

한승경 현봉학박사기념사업회장. 한 회장은 ‘나눔의료 증서 수여식’을 통해  “6·25 전쟁에 유엔참전용사와 그 후손에게 ‘은혜를 잊지 않은 대한민국’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이번에 국가보훈처와 현봉학박사기념사업회가 지원하는 네드 포니 의 조부인 에드워드 포니 대령은 당시 현봉학 박사를 도와 피란민을 구출하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한 미군이다. 인천상륙작전의 주 설계자였던 그는 포항 상륙 사전 당시 제1 기병사단의 하역과 상륙에 관한 계획을 준비하고 1만명이 넘는 병력과 2000대 넘는 차량을 포항에 상륙시켜 부산지역 방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다. 

 

이 행사가 열리게 된 데는 한승경 회장과 네드 포니와의 끈끈한 인연이 작용했다. 한 회장은 “제가 네드 포니를 처음 만난 것은 2014년 현봉학 박사가 국가보훈처 6·25 전쟁영웅으로 선정되고 축하연을 열었을 때 베이징 외국인학교에서 일하던 그가 나에게 연락이 와서 축하연에 그를 초대한 때였다. 그가 아들 벤 포니와 함께 와서 만났는데 벤 포니는 그 당시 한국전쟁재단에서 장학금을 주어 서울대에서 정치외교학 석사를 마칠 무렵이었다”고 회고했다. 이후 한 회장은 이들을 집으로 초대해 얘기를 나누다 경제적으로 힘들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이후 지금까지 물심양면으로 그 가족을 돕고 있다. 그의 아들 벤 포니가 석사를 마치고 1995년에 아산연구원에 취직할 때까지 생활비도 지원했다.

 

올 초에는 그의 아내 조디 포드가 다발성 골수종이라는 혈액암에 걸려 연세 암병원에서 줄기세포 치료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동안 국가보훈처,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들과 만나 도울 방법을 찾았고, 마침내 이날 나눔의료 증서 수여식을 갖게 됐다. 

 

한승경 회장은 “1950년 흥남철수 당시 남으로 온 피난민의 자손인 저로서도 보은의 기회를 얻게 돼 감격스럽다”며 “앞으로도 국가보훈처와 함께 6·25전쟁 중 희생한 유엔 참전용사의 후손을 돕는 일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박태해 기자 pth1228@segye.com


박태해 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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