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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컬럼비아대 연구팀 “스트레스 받으면 젊어도 ‘흰머리’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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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6-25 10:29:34 수정 : 2021-06-25 18: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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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5세 14명 선발해 모발 뽑아…2년간 스트레스 기록 일기 작성
연구팀 “스트레스 받는 것과 모발 색소 빠져나가는 것 연관성 커”
“스트레스 받으면 흰머리 났다가 해소되면 정상 모발 색 돌아와”
“스트레스로 인한 미토콘드리아의 변화 정도에 따라 흰머리 발생”
연합

 

흰머리는 보통 노환이 찾아오면 생기기 때문에 나이가 들었다는 것을 상징하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20~30대 젊은 연령, 특히 입시 문제 등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10대 학생들에게서도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스트레스와 모발의 연관성을 확인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트레스를 받을수록 모발이 색소를 잃어 흰머리가 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면 모발이 다시 원래 색으로 돌아온다는 것이 연구팀의 주장이다.

 

동아사이언스에 따르면 미국 컬럼비아대 정신의학부 마틴 피카드 교수 연구팀은 사람들의 모발 속 색소량이 스트레스에 따라 어떻게 바뀌는지를 분석해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흰머리는 모발을 만드는 모낭에서 멜라닌 세포가 고장 나면 생긴다. 이는 노화 등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이중 스트레스도 원인에 포함된다. 스트레스로 발생하는 호르몬 등의 영향으로 세포가 고장나면서 색소가 부족해진 머리카락이 자라게 된다. 

 

스트레스가 흰머리를 만드는 것은 당연해 보이지만, 지금까지 둘 사이의 관계를 정량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없었다.

 

연구팀은 스트레스가 흰머리에 주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9세에서 65세까지 다양한 머리 색을 가진 14명을 선발해 참가자들의 두피와 얼굴, 음모 등 신체 여러 영역에서 나는 모발을 수 가닥씩 뽑았다. 또한 지난 2년간의 기억을 더듬어 스트레스를 받은 상황을 기록한 일기도 작성했다. 

 

연구팀은 모발이 달마다 약 1cm씩 자란다고 보고 시간에 따라 모발의 색소가 달라지는 정도를 관찰해 이를 스트레스 상황과 연결했다.

 

그 결과, 스트레스를 받는 것과 모발의 색소가 빠져나가는 것은 서로 연관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모발에서 종종 급격하게 색소가 사라지는 시점이 나타나는데 이 시기가 스트레스가 늘어났을 때와 겹친 것이다. 

 

또 스트레스가 사라지면 모발 색이 다시 돌아오는 것도 확인됐다. 참가자 가운데 9~39세 사이 참가자 10명은 스트레스가 사라지자 모발 속 색소가 다시 다른 모발의 양만큼 회복됐다. 

 

최근 20대 젊은 층에서도 흰머리가 나는 경우가 적잖아 고민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한 드러그스토어에서 염색약을 고르는 20대 여성. 연합

 

스트레스는 머리카락 색소를 만드는 세포 기능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머리카락 속 단백질의 변화와 단백질을 만드는 세포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의 변화를 살폈다. 그 결과, 스트레스로 미토콘드리아가 변하는 것에 따라 머리가 하얗게 변하는 것을 수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가 일으키는 미토콘드리아의 변화 정도가 특정 임계치를 넘기면 흰머리가 나고 스트레스가 해소되면 다시 색을 찾는 식이다. 이 임계치는 나이가 들수록 점차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피카드 교수는 “미토콘드리아는 심리 스트레스를 포함한 다양한 신호에 반응하는 세포 안테나와 같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팀은 참가자의 수가 적었고 스트레스 상황도 기억에 의존해야 했던 만큼 이후에는 참가자를 늘리고 스트레스 정도를 뇌파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흰머리와 연관 짓는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 

 

피카드 교수는 “흰머리가 색소를 가진 상태로 되돌아가는 원리를 인간 노화와 스트레스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단서를 얻을 수 있다"며 "이번 연구는 인간 노화가 선형적인 것이 아니라 적어도 부분적으로 중단되거나 일시 역전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22일 국제학술지 ‘이라이프’(eLife)에 발표했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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