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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이다영 ‘무기한 출전정지’라더니…

입력 : 2021-06-24 19:36:17 수정 : 2021-06-24 19:3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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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선수 등록 포함 밝혀
학폭 파문 4개월 만에 복귀 논란
배구 인기 회복 분위기 ‘찬물’ 우려
학교폭력으로 무기한 출장정지 징계를 받은 이재영(오른쪽)·다영 쌍둥이 자매가 불과 4개월여 만에 복귀 움직임을 보여 논란이 되고 있다. 두 선수가 지난해 열린 리그 경기에 출장한 모습.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역대 최고 TV 시청률을 경신하는 등 인기 가도를 달리던 프로배구 V리그는 지난 2월 크나큰 위기를 맞았다. 일부 선수들의 학창시절 학교폭력 연루 의혹이 일었고 줄줄이 사실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특히, 팬들에게 가장 큰 충격을 준 선수가 여자부 흥국생명의 이재영, 이다영(이상 25) 쌍둥이 자매다. 2014년 신인드래프트 1, 2순위로 큰 기대 속에 프로에 입문한 뒤 빠르게 리그 최고 스타로 떠오른 이들은 지난해 이다영이 자유계약(FA)으로 흥국생명에 합류하며 한 팀이 됐다.

‘슈퍼 쌍둥이'가 한 팀에 모인 데다 마침 ‘월드 스타' 김연경까지 일시적으로 친정팀에 복귀해 세 별들이 만드는 시너지만으로 폭발적 관심을 받았다. 이런 배구계 대표 스타가 학교폭력의 주범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으니 실망은 클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흥국생명이 두 선수를 무기한 출장정지 형태로 경기에서 제외했고, 이후 김연경이 남은 시즌 동안 투혼을 보여줘 파문이 진정됐다. 그래도, 스타의 추락을 지켜봐야만 했던 상처는 팬들의 가슴 속에 고스란히 남았다.

이들이 경기장에서 사라진 지 불과 4개월 만에 복귀를 시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소속팀인 흥국생명의 김여일 단장이 지난 22일 열린 한국배구연맹(KOVO) 이사회에서 오는 30일 마감인 선수 등록 공시에 두 선수를 현역 선수로 포함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번 선수 등록 기간 마감을 앞두고 흥국생명의 선택이 주목을 받아왔다. 이들을 등록하지 않을 경우 자유계약 신분이 돼 기존 소속팀이 해당 선수의 보유권을 잃게 되는 탓이다. 시각에 따라 실제 복귀 시도가 아닌 보유권 유지를 위한 서류 절차에 불과하다고 볼 여지도 있다.

다만, 선수 등록 뒤에는 이들이 언제든 코트에 복귀할 수 있는 신분이 되기 때문에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구단 측도 이재영과 이다영을 징계하며 “피해자들에게 용서받기 전까지 (징계를) 해제할 계획은 없다”고 발표한 바가 있어서 도덕적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두 선수는 파문이 불거진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필 사과문까지 게재했지만, 이후 법률대리인을 선임하고 피해를 주장하는 이들과 소송전을 벌이는 중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이다영이 해외진출을 시도하고 있다는 소식까지 전해져 논란이 더 커졌다. 지난 11일 터키의 한 스포츠에이전시가 자사 홈페이지에 “이다영이 그리스 PAOK 테살로니키와 계약했다”고 밝힌 것. 이 이적도 흥국생명의 주도로 이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움직임으로 미루어볼 때 이재영은 현 소속구단 복귀, 이다영은 해외진출의 방식으로 현역 연장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이들의 복귀가 현실이 될 경우 가까스로 회복세로 돌아선 배구 인기에 다시 찬물을 끼얹는 결과로 이어질 여지가 상당하다. 쌍둥이들을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이 여전히 싸늘한 탓이다. 이에 따라 일주일여 남은 등록 기간에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배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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