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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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유 얻기 위해 산림훼손 심각
투자자들 자금조달 제한 불구
작년만 1220만ha 열대림 실종
순수 생태계 지킬 방법 찾아야

라면이나 튀긴 과자의 성분표를보다 보면, 빠지지 않는 원재료 중 하나가 ‘팜유’이다. 팜유는 기름야자에서 추출한 식물성 기름으로, 식품뿐 아니라 비누, 립스틱에도 중요한 원재료이다. 바이오 디젤의 연료로 활용되기도 한다. 다른 식물성 기름에 비해 같은 재배 면적에서 10배 정도의 양을 생산할 수 있어서 가격도 싸고,효용도 좋다. 잘 산패되지 않아 보존성도 좋다. 그러나 팜유의 건강 영향에 대한 논의는 차치하고 환경적 악영향은 그동안에도 신랄하게 지적되어 왔으며, 환경·사회·지배구조(ESG)경영을 하고자 하는 기업이라면 더 이상 이를 외면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기름야자 나무들은 기온이 높고 일조량이 많으며 축축한 기후 조건에서 잘 자라다 보니, 열대우림이 천혜의 서식지이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에서 팜유의 90%를 생산하는데, 그동안 다국적기업들은 여기에 들어가 숲을 태우고 개간해 기름야자나무를 심었다. 완전히 성장한 기름야자나무의 경우 1㏊당 20t의 팜유를 생산하는데, 키가 너무 커지면 수확이 불가능하므로 수확 후 다시 베어내고 새로 심는다. 팜유가 돈이 되면서 무분별하게 열대우림을 훼손한 결과 토지황폐화, 생물 다양성 감소, 오랑우탄 등 멸종위기종들의 서식지 파괴, 열대우림의 탄소흡수기능 저해, 태우는 과정에서 수질 및 대기 오염뿐 아니라 이산화탄소 배출까지 수많은 환경 문제를 야기했다. 더불어 아동노동과 강제 노역이 끊임없이 발생하여 인권침해 문제도 드러났다.

지현영 사단법인 두루 변호사

이에 인도 다음으로 큰 팜유 소비시장인 유럽연합은 대체재가 있는 바이오디젤의 경우 2030년까지 팜유의 사용을 단계적으로 퇴출하기로 하는 결의안을 발표하였다. EU는 수입한 팜유 중 약 46%를 바이오디젤의 원료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관련 산업에 큰 타격을 입힐 것으로 예상되며,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자국 경제에 해를 끼치는 차별적 조치”라고 주장하며 WTO에 제소하기도 했다.

투자사들의 경우에도 팜유뿐 아니라 소고기, 펄프와 종이, 고무, 콩, 목재와 같이 삼림 벌채를 유발하는 상품에 대한 자금 조달을 제한해 갈 전망이다. 이미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경우 2011년 기름야자 농장을 인수해 여러 가지 문제가 불거지면서 2015년 노르웨이 연기금, 2018년 네덜란드 공적연금 등 세계 최대 국대펀드들로부터 거래 중단 조치를 받았고, 결국 2020년 친환경 계획을 발표했다.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올해 3월기업들에 “삼림 파괴, 생물다양성 손실, 해양 및 담수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삼림벌채 금지 정책’ 및 생물다양성 전략을 공표하라”고 요구하며 자연자본(naturalcapital) 리스크에 대한 관심을 넓혀가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블랙록을 비롯한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여전히 삼림벌채를 하며 환경을 훼손하는 기업들에 투자를 계속하고 있는 현실이 폭로되며 비난을 받는다. 아마도 당분간은 기업에 대한 투자 제한 요구와 투자사들에 대한 자금 조달 자제 촉구가 동시에 이루어지며 관련 규제들이 만들어져 갈 것으로 보인다.

환경을 중심에 놓고 ESG를 공시하는 프레임워크로 각광을 받고 있는 TCFD와 유사한 매트릭스로, UNDP(유엔개발계획) 등이 TNFD라는 자연과 관련된 위험을 보고하는 프레임워크를 2023년까지 제공할 예정이라는 발표를 하기도 했다. 국가 중에서는 영국이 자연자본 회계 기준을 만들고 계정 작성을 위한 지침을 만드는 등 프레임워크를 선도하고 있다. 이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도 향후 10년 동안 생물다양성 손실을 막고 자연에 관한 투자를 늘리는 것뿐 아니라, 자연을 훼손하는 활동에 제재를 가하는 정책과 인센티브를 적극 활용하기로 하는 합의를 도출하며 네이처 콤팩트를 출범시켰다.

그러나 여전히 2020년에만 1220만㏊의 열대림이 사라졌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산림청 탄소중립 전략에 따른 산림 벌채에 관한 논란이 뜨겁다. 학자들 및 이해관계자들의 다양한 견해가 전개되고 있는데, 팜유를 위한 기존의 산림 벌채에 관한 논의에 비추어 생물다양성과 생태적 가치가 높은 지역은 원래의 생태계가 갖는 모습을 가능한 한 유지하고 지킬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어 보인다.

 

지현영 사단법인 두루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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