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경기 남양주시 야산에서 50대 여성에게 달려들어 숨지게 한 대형 유기견이 지난해 남양주시 유기견 보호소에 들어왔다가 입양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3일 채널A는 경찰이 최근 견주일 가능성이 있는 인물을 특정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경찰은 사람을 문 개와 매우 유사한 유기견이 지난해 5월 남양주 덕소에서 발견된 적 있고, 유기견 보호소를 통해 한 차례 입양된 이력을 확인했다.
당시 입양 공고문에 첨부된 유기견 사진을 보면, 지난달 사람을 물어 숨지게 한 개와 외양이 유사하고 두 개의 성별과 몸무게, 색깔도 일치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두 개가 동일한 개가 맞는다면 이미 한 차례 버려졌던 개가 또 버림을 받아 유기견이 돼 사람을 공격했다는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당시 보호소에서 유기견을 입양한 주인은 경찰 조사에서 “분양받은 개는 두 달 만에 병들어 죽었다”고 말했다. 사고견은 자신이 입양했던 개가 아니라는 취지의 주장이다.
경찰은 두 마리 개의 사진을 영상판독 전문기관에 맡겨 동일한 개가 맞는지 판독을 의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개는 인근 불법 개 농장 주인이 견주가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지만, 수차례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 의심 정황을 밝혀내지 못했다. 이후 경찰은 사고견의 주인을 찾는 데 난항을 겪어왔다.
해당 사고견은 최근 유기동물보호소에서 다른 장소로 거처를 옮긴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개를 보여 달라고 전국 각지에서 동물애호가들이 몰려들면서 시 유기동물보호소에서 업무 마비를 호소했기 때문이다. 이에 경찰이 관리 주체를 맡게 됐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서나 관련 시설에 이 개를 둘 수 없어서 사설 보호소로 옮겨뒀다”면서 “일각에서 ‘애견호텔’에 머무르고 있다고 표현하는데, ‘호텔’이라는 표현은 과하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2일 오후 2시38분쯤 남양주시 진건읍 사능리에서 이 개는 50대 여성 A씨를 공격해 숨지게 했다. A씨는 지인이 일하는 공장에 들렀다가 인근을 산책하던 중 변을 당했다.
경찰은 수사가 마무리되면 사고견 안락사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사고 재발 위험성을 들어 안락사에 찬성하는 입장과 교화시켜야 한다며 안락사에 반대하는 의견이 갈렸다. 일부 동물보호단체나 시민은 해당 개를 직접 키우겠다며 시에 요청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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