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역동적 군무로… 아름다운 이인무로… 몸짓으로 전하는 ‘분노·사랑·情’

입력 : 2021-06-20 22:00:00 수정 : 2021-06-20 20:03:53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유니버설 발레단 ‘트리플 빌’ 초연

‘파가니니 랩소디’ 등 신작 세편
클래식 명곡, 韓·中 전통선율 맞춰
인간의 보편적 정서 무대서 표출
유니버설발레단의 대한민국발레축제 초청작 ‘트리플 빌’. 압도적인 춤에서 분출되는 에너지와 서정으로 인상적 무대를 만들었다. 유니버설발레단 제공

토슈즈를 벗은 맨발의 무용수들이 무대를 마음껏 도약한다. 쉴 새 없이 오르내리는 피아노 선율에 맞춰 때로는 군무로, 때로는 이인무로 넘쳐나는 격정을 아낌없이 표출한다. 안무가가 부여잡은 화두는 ‘분(愤)’. ‘분노’라는 감정이 가진 다면적인 특성이 역동적인 군무를 거쳐 한없이 아름다운 이인무로 발전하며 관객을 순화시킨다. 귀에 익숙한 명곡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변주곡’이 유니버설발레단 6년 만의 신작 ‘파가니니 랩소디’로 다시 태어나는 순간이다.

유니버설발레단은 18일 대한민국발레축제 초청작으로 ‘트리플 빌’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초연했다. ‘파가니니 랩소디’와 ‘버터플라이 러버즈’, 그리고 ‘코리아 이모션’으로 이어진 세 편의 신작은 각각 ‘분노’와 ‘사랑’, 그리고 ‘정’이라는 가장 뜨거우면서 보편적 정서를 러시아 작곡가의 클래식 명곡과 중국, 한국의 전통 선율에 담긴 몸짓으로 무대에서 표출했다. 안무가는 유병헌 유니버설발레단 예술감독. 음악에 조예가 깊고 중국 국립발레단 발레마스터로 활동하다 1999년 유니버설발레단에서 합류한 그만이 선보일 수 있는 무대였다.

‘파가니니 랩소디’의 뒤를 이은 두 번째 작품 ‘버터플라이 러버즈’는 중국판 ‘로미오와 줄리엣’인 ‘양산백과 축영대’ 전설을 무용극으로 풀어냈다. 연인이 집안 반대로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나비가 되어서야 함께할 수 있게 된다는 중국 옛이야기를 중국 경극의 손동작이나 부채 같은 소품까지 활용해 무용으로 보여줬다. 중국 복식을 입고 부채를 흔드는 홍향기 수석무용수 춤이 신선했고, 아름다운 수묵화와 하늘로 날아오르는 나비 등 LED 화면이 춤과 잘 어울렸다.

유병헌 안무가가 이날 선보인 마지막 작품은 ‘코리아 이모션’. 한국인 특유의 감정인 ‘정’을 변화무쌍한 춤으로 표현했다. 음악은 작곡가 지평권이 ‘다울 프로젝트’에서 선보인 국악 크로스오버 ‘미리내길’, ‘달빛 영’,‘비연’과 ‘강원 정선아리랑’을 선택했다. 사무치는 부부의 정을 몸짓으로 그려낸 후 선보인 ‘비연’이 압권이었다. 마지막 곡 ‘강원, 정선아리랑 2014’에선 국악과 성악, 클래식과 발레가 함께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마무리였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