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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로 떠나는 힐링여행 [최현태 기자의 여행홀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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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6-12 09:00:00 수정 : 2021-06-11 17: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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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 선샤인’ 밀양 위양못/400년 전 애틋한 부부사랑 담긴 안동호/CNN도 반한 물빛, 화순 세량지

밀양 위양못

드넓게 펼쳐진 호수 위로 쏟아지는 햇살은 보석처럼 반짝이는 잔물결 ‘윤슬’을 만든다. 연둣빛이던 녹음은 여름으로 향하며 짙은 녹색으로 변해 이제 울창한 숲을 이뤘다. 가슴을 시원하게 열어주고 폐를 정화시켜 주는 호수와 숲이 어우러지는 풍경. 6월의 햇살 즐기며 호수로 힐링여행을 떠난다.

밀양 위양못

#‘시크릿 선샤인’ 밀양 위양못

 

영화 ‘밀양’에서 종찬(송강호)은 신애(전도연)에게 ‘비밀 밀(密), 볕 양(陽)’이라고 밀양의 지명을 설명한다. 영화 덕분에 경북 밀양은 여행자들에게 비밀 같은 신비로움 가득한 곳으로 다가온다. 위양못은 이런 경남 밀양의 ‘시크릿 가든’이다. 호수에 가지를 늘어뜨린 느티나무와 고목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6월의 햇살이 물에 반사되는 모습. 데칼코마니처럼 나무와 정자가 호수에 그대로 투영되는 풍경은 비밀스럽고도 아름답다.

밀양 위양못 버드나무

통일신라 때 농지에 물을 대기 위해 축조한 위양못은 양량지(陽良池)로도 불렸고 임진왜란 때 훼손됐다 1634년 밀양부사 이유달이 다시 쌓았다. 제방 둘레 1.8km에 달하는 저수지로 섬이 5개 있었다고 하니 한때 선비들이 자연을 벗 삼아 풍류를 즐겼을 것 같다. 위양못은 5월에 하얀 이팝나무 꽃이 활짝 펴 마치 눈 내린 듯한 숲의 풍경을 만들고 6월로 접어들면 고목의 초록들이 무성해지며 물빛마저 초록으로 바꾼다.

밀양 위양못 둘레길

호수를 따라 호젓한 둘레길이 잘 조성돼 있다. 주차장 앞쪽에서 출발해 돌아오는 순환 코스로 천천히 걸어도 30분 정도면 충분하다. 짧지 거리지만 16회 아름다운숲전국대회에서 공존상(우수상)을 받았을 정도로 하늘, 구름, 숲이 호수에 담기는 아름다운 풍경은 계속 발걸음을 멈추고 셔터를 누르게 만든다. 오랜 역사처럼 느티나무, 팽나무, 소나무 등 다양한 수종의 고목이 터널을 이루며 그늘을 만들어 줘 한여름에도 더위를 피해 걷기 좋다.

 

위양못 산책의 절정은 저수지 동쪽에 있는 안동 권씨 문중의 재실 완재정. 칠암교를 건너면 만나는 완재정은 1900년에 학산 권삼변을 추모하기 위해 후손들이 세웠으며, 건립 당시에는 배를 타고 드나들었던 호수의 섬이었다. 팔작지붕 건물 주변으로 돌담을 쌓아 호수와 운치 있게 잘 어우러진다. 저수지를 바라보는 정자 앞 쪽문에서 호수를 배경으로 근사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경북 안동호 선성수상길

#400년 전 애틋한 부부사랑 담긴 안동호

 

경북 안동시 도산면 선성길 예끼마을. 이름이 독특한 이곳은 ‘예술의 끼가 있는 마을’이라는 뜻이다. 안동댐 건설로 예안면이 대부분 물에 잠기자, 서부리 일대에 살던 사람들이 이주하면서 예끼마을이 조성됐다. 마을에 그림 같은 다리가 놓여있는 선성수상길이 힐링포인트. 안동호 물 위를 걷는 폭 2.75m, 길이 1km로 부교로 호수와 다리, 숲이 어우러지는 풍경이 아름답다. 선성수상길 중간쯤에서 만나는 수몰 전 예안초등학교 자리에 풍금과 학교의 옛 사진이 걸려 이제는 사라진 마을의 옛이야기를 전한다.

선성수상길 수몰 전 예안초등학교 자리
선성현문화단지 냇가 트릭아트

선성수상길 입구에 선성현역사관, 동헌, 객사, 내아 등 선성현 관아의 옛 모습을 재현한 선성현문화단지도 조성되고 있다. 문화단지 입구 골목에는 냇가 풍경을 트릭 아트처럼 꾸며 눈길을 끌고, 근민당·구 우체국·마을회관 등은 갤러리로 변신해 벽화와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예끼마을카페, 맷돌 커피를 선보이는 ‘장부당’, 가구 카페 ‘고이’, 농가 맛집 ‘메밀꽃피면’ 등 카페와 식당이 있고 선성현한옥체험관도 마련돼 쉬어 갈 수 있다.

안동호 월영교

월영교 야경도 여행의 재미를 더한다. 안동댐 하류에 있는 월영교는 폭 3.6m, 길이 387m로 국내에서 가장 긴 나무다리. 아름다운 부부의 사랑 이야기가 전해진다. 1998년 택지 개발로 고성 이씨의 묘를 이장하다 400년이 넘은 무연고 묘에서 아내가 죽은 남편에게 한글로 쓴 편지와 남편의 쾌차를 빌며 머리카락으로 만든 미투리가 발견됐다. 이를 모티브로 월영교를 세웠는데 날이 좋은 날 물에 반사되는 야경이 아주 근사하다. 새벽 물안개가 피어오를 때는 마치 한 폭의 수묵화처럼 신비로운 풍경을 선사한다. 월영교 건너 법흥교까지 2km가량 이어지는 안동호반나들이길과 원이엄마테마길이 조성돼 있다.

화순 세량지 산벚꽃
세량지 오동나무

#CNN도 반한 물빛, 화순 세량지

 

전남 화순 세량지는 2012년 미국 CNN이 ‘한국에서 꼭 가봐야 할 50곳’으로 선정했을 정도로 풍광이 빼어나다.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1969년에 준공된 세량지 둑은 길이 50m, 높이 10m 정도로 그리 큰 저수지는 아니다. 그럼에도 해외까지 소개된 것은 봄날에 세량지를 핑크로 물들이는 벚꽃 때문이다. 이른 아침 저수지에 피어오르는 물안개와 연분홍 꽃잎이 어우러지며 몽환적인 풍경을 선사하기에 출사장소로도 명성이 높다. 세량지의 아름다움은 봄을 지나 초여름으로 향하는 6월에도 이어진다. 저수지 왼쪽 전망대에 서면 물속으로 가지를 드리운 버드나무와 삼나무 등 다양한 나무들이 농도를 달리하는 초록 물결을 이루고 오동나무 한 그루가 벚꽃 같은 연보라색 꽃을 피워 수채화를 그리는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세량지 둘레길
세량지 생태공원

세량지 둘레를 따라 산책길이 800m가량 이어진다. 노란색, 흰색 들꽃과 초록의 숲, 저수지가 어우러지는 풍경을 즐기며 천천히 걷다보면 번잡한 마음은 어느새 사라지고 마음속에 고요한 평온이 찾아온다. 세량지 오른쪽 산자락을 따라 이어지는 트레킹 코스 벚꽃누리길은 4km에 달한다. 세량리 마을 사람들이 매일 찾는 산책길로, 느티나무와 아까시나무 줄기가 서로 부둥켜안은 연리지가 여행자를 기다린다. 세량지로 향하는 길목에 조성된 생태공원에는 한낮의 무더위를 씻는 분수와 정자가 놓였고 연못 둘레를 따라 데크길도 이어진다. 2019년부터 마을 주민들이 해바라기를 심어 한여름을 노랗게 물들이는 해바라기도 만난다.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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