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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범죄 피해액, 2020년 20배 급증

입력 : 2021-06-10 23:00:00 수정 : 2021-06-10 19: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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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5월까지 4조1615억원
경찰, 3월부터 단속… 62건 적발
유사수신·다단계사기 가장 많아

#1. 가상자산(가상화폐)거래소인 A업체는 “수백만원을 투자하면 배당금으로 3배를 돌려주겠다”며 투자자를 모집했다. 다른 회원을 데려올 경우 ‘모집수당’을 준다는 말에 투자자들은 새로운 투자자를 데려왔다. 이렇게 불어난 투자자는 총 6만9000여명. 그러나 A업체는 약속한 투자금을 주지 않았다. 경찰은 지난달 대표 등 관계자 70여명을 사기 등 혐의로 검거했다. 경찰이 파악한 피해규모만 3조8500억원에 달한다.

 

#2. B씨 등은 경남 창원에서 가상화폐 투자설명회를 열었다. 아마존과 알리바바 등 세계적인 대기업에서 개발하는 가상화폐에 투자하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말에 63명이 15억6700만원을 건넸다. 그러나 B씨 일행의 말은 모두 거짓이었고, 받은 돈은 부동산을 사는 등 생활비로 탕진했다. 이들은 결국 지난달 유사수신행위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피해자는 대부분 영세 서민으로, 1인당 피해액은 최고 1억8000만원이었다.

 

가상화폐 관련 범죄 피해액이 폭증하고 있다. 올해 5월까지 적발된 가상화폐 관련 범죄 피해액이 지난 한 해 동안 발생한 가상화폐 범죄 피해액보다 20배나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10일 경찰청은 올해 1∼5월 가상화폐 불법행위 피해액이 4조1615억원이라고 밝혔다. 가상화폐 관련 피해액은 △2017년 4674억원 △2018년 1693억원 △2019년 7638억원 △지난해 2136억원으로 증감을 반복하다가 올해 들어 급격히 늘었다. 단속 건수 역시 2017년 41건(126명 검거)에서 지난해 333건(560명 〃)으로 약 7배 많아졌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가상화폐 투자 열풍으로 가상화폐 거래 참여자가 580여만명에 달하고, 가상화폐 가격이 급격히 변하면서 관련 유사수신이나 투자사기 등 범죄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온라인 사용에 취약한 60대 이상에게 접근해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금을 빼돌리는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최근 가상화폐거래소 C업체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 중이다. 피해자들은 C업체가 투자금을 유치한 뒤 투자 수익을 주지 않으면서 출금도 막고 있다며 고소장을 제출했다. C업체는 전국에 센터를 차리고 가상화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고령층에게 접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파악한 피해자는 1000여명으로 피해액은 150억원에 달한다.

 

경찰은 지난 3월부터 가상화폐 불법행위를 집중 단속해 총 62건의 범죄를 적발하고 187명을 검거했다. 유형별로는 가상화폐를 빙자한 유사수신·다단계 사기가 48건(160명 검거)으로 가장 많았고, 가상화폐거래소 횡령 등의 불법행위가 5건(16명 검거)으로 뒤를 이었다. 한 가상화폐거래소 대표는 운영자들과 함께 고객 투자금을 임의로 사용하고, 거래소의 원화 출금 서비스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135명의 투자금 87억원을 횡령하기도 했다. 이 밖에 친구의 휴대전화를 훔쳐 가상화폐거래소 계정에 접속해 6억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가로채는 등 가상자산 탈취 피의자 4명도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청은 △가상자산거래소나 코인에 투자하면 원금 초과 수익 약정 △금품을 받고 무가치 코인 제공 △자체 개발 코인 상장 빙자 투자사기 등을 대표적인 범죄 사례로 꼽고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유지혜 기자 kee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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