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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승객 8명 목숨 구한 가로수, CNG가스통까지 보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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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6-10 16:44:56 수정 : 2021-06-10 18: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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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학동 철거건물 붕괴 사고
지난 9일 오후 광주 학동에서 발생한 철거건물 붕괴사고로 잔해에 깔린 시내버스 앞부분에 CNG가스통들 위로 가로수가 쓰러진 모습이 보인다. 연합뉴스

불행 중 그나마 다행이다. ‘가로수가 없었더라면…’, ‘가로수가 버스 앞부분이 아니라 뒷부분에 완충작용을 했더라면…’. 더욱 큰 사고가 날 뻔도 했다.

 

버스승객 9명이 숨지고 8명이 중상을 입은 광주 학동 철거건물 붕괴 사고는 끔찍한 참사였다.

 

10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붕괴된 5층 상가건물의 콘크리트 잔해물이 시내버스를 덮칠 당시 인도에 가로수로 심어진 아름드리나무가 버스 앞쪽에 완충 작용을 했다. 사고로 종이상자처럼 눌린 시내버스는 앞쪽이 그나마 뒤쪽에 비해 손상이 조금 덜한 모습이었다.

 

그 덕에 시내버스 앞쪽에 탄 승객 8명이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이번 참사로 발생한 사상자 17명 중 버스 뒤쪽 승객 9명은 모두 숨졌다. 

 

전날 오후 오후 4시22분 사고 당시 시내버스를 뒤따르던 승용차 2대는 붕괴 직전 멈춰서 참변을 피했다.

 

당시 인도를 지나던 보행자도 없었다. 이번 사고가 나기 전날부터 이상한 소리가 난 것을 비롯해 공사 관계자 4명도 이상 징후를 느껴 대피한 것으로 드러났다.

 

무엇보다 사고를 당한 시내버스에 압축천연가스(CNG·Compressed Natural Gas) 버스라는 점에서 자칫 대형 폭발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는 지적이다. CNG는 자동차 연료로 사용하기 위해 압축한 천연가스다.

 

CNG가스통은 웬만한 충격에도 버틸 수 있도록 제작돼 있다. 하지만 사고 당시 5층 건물 외벽이 한꺼번에 무너져 내려 충격은 상상 외로 컸을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CNG가스통들이 시내버스 앞쪽 지붕에 탑재된 덕에 가로수의 완충작용 효과를 그대로 볼 수 있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관계자가 CNG버스 앞쪽 지붕에 올라 CNG가스통 안전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제공

지난 2010년 8월 서울시내 한복판에서 운행 중이던 CNG버스가 폭발해 승객과 행인 등 17명이 부상당하는 사고가 난 적 있다.

 

CNG 차량은 여름철에 특히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무더운 날씨로 인해 내압용기 내부압력이 올라가 내압용기가 파열되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지난 7일부터 오는 8월23일까지 여름철 버스의 안전성 확보와 내압용기 파열사고 예방을 위해 수소·CNG 버스 하절기 특별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대상은 시내·마을·전세버스 등 전국에 약 2만5000대에 이른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한해동안 CNG내압용기 검사 결과 불합격된 건수가 총 1499건에 이른다. 

 

박희준 기자 july1s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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