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 동구 학동 공사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해 17명의 사상자를 낸 가운데 10일 날이 밝자 처참한 현장의 모습이 드러났다.
건물 잔해가 걷히자 차체가 납작하게 눌려 종잇장처럼 구겨진 버스의 형상이 드러났고 수사당국이 견인했다.
전날 오후 4시 22분쯤 재개발 구역 5층 건물 철거 현장에서 건물이 무너지면 도로변 버스정류장 앞에 정차 중이었던 시내버스를 덮쳤다. 이 사고로 버스에 탑승해있던 9명이 숨지고 8명이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 중이다.
거리에 다른 보행자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건물내부에는 철거공사로 인해 다른 작업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건물 5층에서는 작업자 8명이 굴착기를 이용해 철거 작업을 하고 있었지만 이상 징후를 느끼고 외부로 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5시 기준 우선 버스정류장과 도로, 보행로를 덮쳤던 건물 잔해를 중장비로 걷어내는 탐색을 마무리했다.

철거 공사를 주관했던 HDC현대산업개발 권순호 대표이사는 전날 자정쯤 붕괴 현장을 찾아 “일어나지 않아야 할 사고가 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신 분과 유가족, 부상 치료를 받는 분들께 뭐라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 원인이 밝혀지도록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원인 규명과 관계없이 피해자와 유가족에 대한 지원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고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이날 오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정밀 감식을 벌일 예정이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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