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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금은 비트코인으로”… 10억대 마약 판매

입력 : 2021-06-10 06:00:00 수정 : 2021-06-09 22:3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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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구매대행 통해 현금화
경찰, 유통총책 등 일당 9명 구속
10대 포함 투약범도 149명 적발
2020년 마약사범 1만8000명 ‘최고’

가상자산 구매대행사와 짜고 비트코인 등으로 대금을 받으면서 국내에 마약을 조직적으로 유통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마약을 넘겨받아 투약한 이들 가운데는 10대 고등학생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향정) 위반 혐의로 유통총책 A(24)씨와 가상자산 구매대행사 대표 B(26)씨 등 9명을 구속하고 판매·인출책 등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9일 밝혔다. 또 이들로부터 마약을 구매해 투약한 혐의를 받는 고교생 C(19)군 등 10∼40대 14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A씨 등은 지난해 6월부터 지난 3월까지 텔레그램 내 별도 인증이 필요한 ‘마약 채널’을 개설한 뒤 시가 10억원 상당의 마약류를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B씨가 운영하는 가상자산 구매대행사를 통해 비트코인 등으로 대금을 받아 현금화하면서 수사기관의 추적을 따돌렸다. B씨는 가상자산을 섞는 이른바 ‘믹싱’ 작업으로 수사기관의 자금 추적을 어렵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당은 대금이 입금된 것을 확인한 뒤 마약을 숨겨놓은 특정 장소의 위치를 사진으로 찍어 알려주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공급했다. 판매책들은 은박지에 싼 마약류를 주택가 배전함에 테이프로 붙인 뒤 구매자에게 위치를 알렸다.

 

경찰은 A씨 등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필로폰 53.6g, LSD(종이 형태 마약) 400개, 엑스터시 656정, 케타민 587.99g 등 시가 5억8000만원 상당의 마약류를 압수했다. 아울러 현금 등 5700만원 상당의 범죄수익금을 확보했다.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거래가 증가하고 인터넷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한 거래도 활발해지면서 지난해 적발된 마약류 사범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대검찰청이 최근 발간한 ‘2020년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류 사범 적발 인원은 1만8050명으로 전년(1만6044명)에 비해 12.5% 늘었다.

 

최근 마약 거래는 대마 종자와 장비 등을 구매한 뒤 아파트나 창고 등에 전문 재배시설을 갖추고 대마를 길러 SNS나 다크웹 등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방식이 늘고 있다. 특히 19세 이하 청소년 마약사범도 313명으로 전년 대비 31.0% 급증했다. 대검 관계자는 “청소년들이 SNS나 포털사이트 검색 등을 통해 마약류 판매 광고에 쉽게 노출돼 호기심에 마약류를 구매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강승훈 기자, 김선영 기자 shk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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