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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전문가 78% “이건희 컬렉션 국립근대미술관 건립에 활용해야”

입력 : 2021-06-09 19:49:19 수정 : 2021-06-09 19:4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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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큐레이터 등 설문 조사
별도건립 때 예상 문제점으론
‘기증자 뜻에 반함’ 의견 많아
국립근대미술관 건립 장소로 거론되는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 국립근대미술관을 원하는 사람들의 모임 제공

미술계 전문가 다수가 ‘이건희 컬렉션’을 국립근대미술관 건립에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립근대미술관을 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이하 모임)은 지난 5∼8일 미술계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이건희 컬렉션 활용방안에 대한 긴급설문조사를 실시했다고 9일 밝혔다. 이 모임은 총 200명에게 설문을 발송했으며, 이 중 148명이 응답했다.

응답자 중 78.4%(116명)가 ‘이건희 컬렉션’ 활용 방안으로 ‘근대미술품(1000여점)의 비중을 감안해 국립현대미술관의 근대미술품(2000여점)과 합해 그간 요구됐던 국립근대미술관을 건립하고 기증자의 뜻을 기려 이병철, 이건희 전시실을 마련 운용’을 꼽았다.

‘기증자의 뜻에 따라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관리하고 이건희 이름의 전시실을 마련’을 선택한 응답자는 14.9%(22명)였고, ‘장르와 시대를 모두 포함한 이건희 전시관 설립’이 11.5%(17명)로 뒤를 이었다.

별도 이건희 전시관을 건립할 경우 문제점을 묻는 질문에는 복수응답으로 ‘이미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 나눠 기증한 기증자의 뜻에 반함’(69명), ‘건립장소 선정의 어려움’(58명), ‘유형·시대별로 분류해야 하는 박물관학에 반함’(50명) 순으로 나타났다.

지방자치단체의 이건희 미술관 유치 경쟁에 대해서는 복수응답으로 ‘국립중앙박물관 분관과 국립현대미술관 분관 및 지방 공립미술관들이 협업해 순회 전시를 통해 향유할 기회를 갖는다면 문화분권과는 상관 없다’(86명), ‘내년 지자체장 선거를 의식한 정치인들의 보여주기식 주장’(75명), ‘문화적으로 낙후된 지역의 합당한 요구’(18명) 순으로 나타났다.

국립근대미술관 설립에 대해서는 89.1%(131명)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설문에는 미술사학자, 큐레이터, 작가, 갤러리스트, 언론 분야 등 미술 관련 인사들이 참여했다.

모임 측은 “지자체에 소속된 공립미술관 학예연구원이나 관장 등에겐 설문을 하지 않았다”며 “지난번 모임 발기인에 이름을 올렸던 이들이 지자체장으로부터 질책을 받은 것을 감안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럼에도 참여한 이들은 가급적 지역을 밝히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고 덧붙였다. 또 “이번에 설문에 응답한 이들의 구성을 보면 전공자는 물론 컨서베이터, 레지스트라, 문화행정 등 현장에서 직접 활동해 온 모든 직종이 망라됐다”며 “그간 이러한 전문가들의 의견수렴이 배제된 채 검토돼 온 이건희 컬렉션의 향배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지침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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