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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입국’ 정신으로 출발… 글로벌 소재 리더로 [K브랜드 리포트]

입력 : 2021-06-09 03:00:00 수정 : 2021-06-08 19:4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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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이 걸어온 길

‘섬유의 반도체’ 스판덱스 첫 국산화
타이어코드 등 세계시장 점유율 1위
서울 마포구 효성그룹 본사에 마련된 효성티앤씨의 크레오라 라이브러리에서 직원이 고객들에게 스판덱스 원사로 만든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효성 제공

효성은 “산업을 중심으로 나라를 바로 세우겠다”는 고 조홍제 회장의 산업입국 정신을 바탕으로 시작했다. 국내 소비자에게는 생소할 수 있지만,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 시트벨트용 원사, 에어백용 원단 등 다수의 글로벌 점유율 1위 제품을 보유한 기업이다. 현재 30여개국 100여개 생산·판매 법인을 운영하고 있고,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수출에서 달성한다.

1960년대 당시 화학섬유 산업은 막대한 초기 투자비용과 선진기술의 진입장벽 탓에 국내 기업이 선뜻 진출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창업주 조홍제 회장은 1966년 만 55세라는 늦은 나이에 동양나이론을 창업한 뒤 연이어 화학섬유 계열 회사들을 추가로 설립해 원사 생산부터 염색, 가공이 모두 가능한 체제를 구축했다. 1971년에는 국내 민간기업 중 처음으로 연구소를 설립하고, 독자기술을 바탕으로 한국 섬유 수출을 이끌며 산업자재 분야와 석유화학, 중전기, 정보통신 분야에도 진출하는 발판을 만든다.

섬유 분야가 사양산업으로 치부되며 국내 기업이 투자를 포기하던 1990년대 초 효성은 국내 최초로 스판덱스 자체 개발에 성공하게 된다. ‘섬유의 반도체’라고 불리는 스판덱스는 고무줄보다 가볍고 원상 회복률이 97%에 이를 정도로 신축성이 좋아서 속옷과 스타킹부터 청바지와 기저귀는 물론, 최근에는 정장과 아웃도어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의류 원단에 사용된다. 저가 공세로 섬유 분야의 무게중심이 중국과 동남아시아로 넘어가며 무수히 많은 국내 기업이 도산하는 와중에도 효성은 스판덱스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계속했다. 일찌감치 가격경쟁력 대신 차별화된 기술력을 갖춘 기능성 제품 개발에 공을 들였다. 결국 효성은 스판덱스 개발 이후 18년이 흐른 2010년부터 세계 시장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효성은 타이어코드 분야에서도 세계 시장 점유율 약 50%를 차지하며 후발주자들이 쉽게 넘보기 어려운 수준의 입지를 갖추고 있다. 타이어는 얼핏 고무로만 이뤄진 것처럼 보이지만, 고무 형태를 잡아주고 내구성을 보강하기 위해 섬유 재질의 보강재를 넣는다. 타이어코드의 품질에 따라 자동차 타이어의 내구력은 물론, 승차감과 조정안정성 등이 좌우되기 때문에 독자 기술을 갖춘 유럽과 일본 기업들이 득세하던 상황이었다. 효성은 꾸준한 기술개발과 철저한 품질 관리를 바탕으로 미국과 유럽 지역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해 2000년부터 20년 넘게 글로벌 1위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는 미쉐린, 굿이어 등 글로벌 브랜드에 효성의 타이어코드가 사용되고 있다.

 

박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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