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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리딩방’ VVIP까지 나눠… 170명 속여 60억원 갈취 일당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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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6-08 14:00:00 수정 : 2021-06-08 13: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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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유인 재테크웹페이지 광고. 경기북부경찰청 제공

‘투자리딩방’으로 170여명을 속여 수십억원을 가로챈 조직 15명이 경찰에 구속됐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자 171명 중 많게는 2억4000만원을 사기당하기도 했다. 피해액은 60억원에 달했다.

 

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범죄단체조직활동 및 범죄단체가입활동, 사기,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위반 혐의로 총책 A씨(25) 등 20대 남성 15명을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동네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지난해 3월 18일부터 올해 2월까지 사기 투자 사이트를 운영하며 피해자 171명으로부터 약 60억원을 가로챈 혐의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를 통해 자신들이 운영하는 오픈 채팅방 등을 홍보한 뒤, 채팅방에 들어온 이들을 속였다.

 

총책 A씨를 중심으로 4개 팀으로 나눠 활동했고, 바람잡이 역할을 하는 조직원이 범행을 거들었다.

 

피해자들은 이들이 만든 인터넷사이트의 화면을 보며 자신들이 투자한 금액이 고수익을 내고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사이트는 모두 가짜였다.

 

실제로 피해자들의 돈이 전자복권이나 금 매수에 투자된 사실은 전혀 없었다.

 

이들은 ‘투자 리딩방’에 들어온 피해자들에게 ‘고수익 정보’를 알려준다며 접근했다.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의 마진거래, 시세 차익을 통한 금 투자, 전자복권 베팅 등을 자신들이 시키는 대로만 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고 속였다.

 

피해자들이 수익금 출금을 요청하면 “피해자 계좌에 의심거래가 보고돼 수익금의 50%를 입금해야 출금이 가능하다”라거나 “내부 규정상 수익금의 일부를 송금해야 출금이 가능하다”며 또 속였다.

 

이들은 채팅방을 3단계로 나눠 운영했다. 아무나 접속 가능한 1단계 채팅방, VIP 초대용 2단계 채팅방, VVIP만 들어올 수 있다는 3단계 채팅방 등이었다. 피해자들이 남들이 모르는 고급 투자정보를 얻게 된 것처럼 느끼도록 자신들이 설계한 사기 수법을 사용했다.

 

경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으로 사기 피의자들의 해외 체류가 어려워지면서 베트남에 있던 이들도 모두 국내에 들어오게 되면서 이번에 전원 검거, 전원 구속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온라인에서 피해자를 끌어들이는 사기 조직의 경우 과거에는 주로 중국이나 동남아 등지에 자리를 잡고 있어 인터폴 등 국제적인 공조가 없으면 검거가 어려웠다.

 

경찰은 이들의 은닉 재산을 추적해 부동산과 차량, 계좌 등 5억3400만원 상당에 대한 ‘기소 전 추징보전’ 인용 결정을 법원으로부터 받았다. 향후 추징 판결이 확정되면 피해액을 일부라도 돌려받을 수 있게 됐다. 이들은 이렇게 벌어들인 돈으로 페라리 등 고가의 수입차를 몰고 다니는 등 호화 생활을 해왔다.

 

김선겸 사이버범죄수사대장은 “온라인으로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투자 사기에 유의해달라”면서 “범인 검거뿐만 아니라 은닉재산 추적을 통해 피해 복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의정부=송동근 기자 sd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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