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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휠체어로 경찰관 들이받은 50대…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 선고

입력 : 2021-06-08 07:26:21 수정 : 2021-06-08 07:2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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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휠체어는 ‘위험한 물건’에 해당하지 않는다” 주장 받아들여지지 않아
세계일보 자료사진

 

기자회견 현장에서 전동휠체어로 경찰관을 들이받아 상해를 입힌 5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1부(권성수 박정제 박사랑 부장판사)는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혐의로 기소된 A(52)씨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앞서 A씨는 2019년 12월5일, 서울 종로구의 한 호텔 앞에서 기자회견 참석자 주위에 있던 경찰관 B씨를 전동휠체어로 들이받아 상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B씨는 A씨의 휠체어에 들이받혀 넘어진 뒤 약 3m를 끌려갔으며, 병원에서 미세 골절과 근육 손상 등의 가능성이 있다는 소견을 받았다.

 

A씨가 속한 단체는 포럼 참석차 호텔에 방문한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부양의무자기준 완전 폐기 공약 이행 촉구’ 의견서를 전달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개최했으며, 의견서를 전달하려던 회원이 경찰의 제지를 받는 과정에서 이 같은 일이 발생했다.

 

재판부는 “전동휠체어는 ‘위험한 물건’에 해당하지 않아 혐의가 성립하지 않고, 호텔에 진입하려던 것은 정당행위에 해당한다”는 A씨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피고인이 장애인 복지정책 실현을 위한 동기·목적을 갖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적법한 공무집행 중인 피해자를 들이받아 상해를 가한 것을 정당행위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전동휠체어가 거동이 어려운 장애인에게 필수적인 물건이라고 하더라도 가속해 충격할 경우 사람에게 상해를 입힐 수 있음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범행 방법과 피해 정도에 비춰 피고인의 죄질이 좋지 않고, 유사한 내용으로 여러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또다시 범행을 저질러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다만, “A씨가 장애인들의 권익을 위해 행동하는 과정에서 범행에 이른 동기에 참작할만한 사정이 있고, 피고인의 장애 정도가 중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선처한 형량임을 알렸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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