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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골프 천재’ 사소, US여자오픈 최연소 우승

입력 : 2021-06-08 06:00:00 수정 : 2021-06-08 07:4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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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박인비 작성 기록과 타이
연장 혈투 끝 日하타오카 따돌려
5년간 LPGA 투어 카드도 확보
比 선수 역대 두 번째 우승 감격
19세… 장타·쇼트게임 능력 탁월
2018년 AG개인·단체전 金 두각
고진영·박인비는 공동 7위 올라
유카 사소가 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올림픽 클럽 레이크코스에서 열린 US여자오픈 최종라운드에서 연장혈투 끝에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어 활짝 웃고 있다. 샌프란시스코=AFP연합뉴스

2019년 3월 열린 필리핀 여자프로골프투어 대회 더 컨트리클럽 레이디스 인비테이셔널 최종라운드. 초청선수로 출전한 당시 세계랭킹 1위 박성현(28·솔레어)은 무난한 우승이 예상됐지만 최종일 뜻밖으로 고전했다. 당시 18세이던 필리핀 ‘천재소녀’ 유카 사소(20)의 끈질긴 추격 때문이었다. 박성현과 사흘 동안 동반 플레이를 펼친 사소는 마지막 날 한 타 차까지 따라붙으며 경쟁을 펼치다 두 타 차이로 준우승을 거둬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세계랭킹 1위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던 사소가 필리핀 골프사상 남녀 통틀어 최초로 메이저대회 우승이라는 역사를 만들었다. 사소는 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올림픽 클럽 레이크코스(파71·6383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제76회 US여자오픈(총상금 550만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3개, 보기 1개, 더블보기 2개를 묶어 2오버파 73타를 쳤다. 최종합계 4언더파 280타를 기록한 사소는 하타오카 나사(22·일본)와 공동선두를 이뤄 연장 혈투 끝에 감격스러운 우승 트로피와 포옹했다. 우승 상금은 100만달러(약 11억1000만원). 사소는 19세 11개월 17일에 US여자오픈을 제패해 2008년 박인비(33·KB금융그룹)가 작성한 대회 최연소 우승 타이기록을 세웠다. 필리핀 선수로는 2000년대 초반 2승을 올린 제니퍼 로살레스에 이어 역대 두 번째 LPGA 투어 대회 우승자로 이름을 올렸다.

 

필리핀인 어머니와 일본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사소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휩쓸며 두각을 나타냈다. 2019년 프로로 전향해 지난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8월에만 2승을 거뒀다. LPGA 투어에는 초청선수로 가끔 출전했고 4월 롯데 챔피언십에서 공동 6위에 올랐다. 사소는 이날 우승으로 5년간 LPGA 투어 카드를 확보하며 미국 무대에 본격 진출했고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24)를 제치고 단숨에 상금 1위로 나섰다.

 

사소는 경기 뒤 “트로피에 모든 위대한 선수들의 이름이 있는데 내 이름도 들어간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키 166㎝로 장타와 쇼트 게임 능력을 두루 갖춘 사소의 롤모델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장타자 로리 매킬로이(32·북아일랜드). 실제 2020∼2021시즌 JLPGA 투어에서 평균 드라이버 거리 262야드로 1위에 올랐다. 태국의 신예 패티 타와타나낏(22)이 지난 4월 시즌 첫 메이저 ANA 인스피레이션을 제패한 데 이어 이날 사소의 우승으로 이번 시즌 동남아시아 국적 선수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유카 사소가 7일 US여자오픈 최종라운드 2번홀에서 아이언샷을 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AFP연합뉴스

선두 렉시 톰프슨(26·미국)에게 한 타 뒤진 2위로 출발한 사소는 2∼3번 홀 연속 더블보기로 선두 경쟁에서 탈락하는 듯했다. 하지만 16∼17번 홀 연속 버디로 하타오카, 톰프슨과 함께 공동 선두로 나섰고, 톰프슨이 마지막 홀에서 보기를 범하면서 사소와 하타오카만이 연장에 임했다. 9번(파4)과 18번 홀(파4) 결과를 합산해 승자를 가리는 방식의 연장전에서 두 선수는 모두 파를 기록했고 서든 데스로 이어진 9번 홀에서 사소가 3m가량의 버디 퍼트를 넣으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세계랭킹 1, 2위 고진영(27·솔레어)과 박인비가 1오버파 285타로 공동 7위에 올랐고, 공동 3위로 출발한 이정은(25·대방건설)은 5타를 잃어 공동 12위(2오버파 286타)로 밀렸다.

 

최현태 선임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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