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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 세습 문제지만 상속·증여세 강화 반대”… 젊은층 부동산 인식 ‘이율배반’

입력 : 2021-06-07 22:00:00 수정 : 2021-06-07 22:4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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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硏, 2000명 의식 조사
여유자금 아파트 등 실물투자 선호

“자기가 투기로 해서 올린 것도 아닌데 정책적으로 올라갔거나 인근에 개발 호재가 있어서 올랐다고 생각했을 때, 이걸 불로소득이라고 해야 할 것인가는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아요.”(부동산 미보유 38세 남성)

 

우리 국민, 특히 젊은 층이 토지나 주택 등 부동산에 대한 ‘이율배반적’ 인식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의 세습을 문제라고 하면서도 부동산 구매 자금을 부모에게 지원받고, 상속·증여세 강화에 부정적으로 반응한 것이다.

 

7일 국토연구원의 ‘2020 토지에 관한 국민의식조사’에 포함된 내용이다. 연구원은 부동산과 정책방향 등에 관한 인식을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이 조사는 1979년, 1985년, 2000년, 2006년에 이어 4번째 실시됐다.

 

조사 결과 부동산을 통한 부의 세습을 문제로 인식한다는 응답은 88.9%였다. ‘에코’(28∼41세) 세대가 부동산자산의 대물림으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을 더 크게 체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부동산 구매(임차)를 통해서 다음 세대로 부가 이전되는 현상은 젊은 세대에서 더 높았다. 부동산자금을 부모로부터 지원받은 경험은 에코 세대가 32.5%로 ‘프리 베이비붐’ 세대(66세 이상)의 15.8%, ‘베이비붐’ 세대(57∼65세)의 18.0%, ‘포스트 베이비붐’ 세대(42∼57세)의 26.8%보다 높다.

 

이들은 무엇보다 부의 대물림 완화를 위한 상속·증여세 강화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우선 상속·증여세가 부의 대물림 완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65.1%에 달했다. 상속·증여세 수준이 높다는 의견도 60.8%였다.

 

부동산에 관한 보편적 인식으로는 주거안정 목적 외에 투자자산으로서 인식하는 경향이 높았다. ‘여유자금을 개인사업에 투자하겠다’는 응답이 1990년대 이전에는 30% 이상이었으나, 지난해 조사에서는 1.4%로 감소했다. 또한 이번 조사에서 주거안정 목적 외에 투자자산으로서 부동산을 인식하는 경향이 높게 나타났고, 여유자금을 부동산에 투자하겠다는 비율이 47.7%로 가장 컸다. 부동산 투자는 아파트를 선호하는 비중이 40.0%로 1위를 차지했다. 에코 세대는 아파트 선호가 50.7%로 다른 세대보다 높아 앞으로 아파트에 더 많은 투자 쏠림 현상이 예상된다고 연구원은 전했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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