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숲·산속·해안가 등 습한 지역에 서식…캠핑족·낚시꾼 노려
물리면 갈수록 벌에 쏘인 것처럼 붓고 심한 가려움증 동반
‘45도 이상’ 뜨거운 물수건으로 마사지하면 붓기 가라앉아

5월도 벌써 마지막 날이다. 연일 낮 최고기온이 20도 이상 오르는 초여름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따뜻한 날씨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낚시나 캠핑을 즐기기 위해 야외활동에 나서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또한 이맘때쯤 기승을 부리는 여름철 불청객 중 하나인 파리나 모기 등 벌레들의 습격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특히 모기에 물렸다고 생각했는데 상처가 생각보다 크고 깊다면 이 벌레에 물린 것인지 의심해봐야 한다.
이름마저 생소한 ‘샌드플라이’(sandfly)는 등에모기속에 속하는 곤충이다. 생긴 것은 꼭 파리를 닮았으며, 모기와 비슷한 흡혈곤충이다.
하지만 샌드플라이는 모기와는 확연하게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모기는 사람이나 동물의 피부에 침을 꽂아 피를 빨아먹지만, 샌드플라이는 피부를 물어뜯어 상처를 낸다.
샌드플라이는 모기처럼 암컷만이 알을 낳기 위해 필요한 단백질을 섭취하기 위해 흡혈을 한다. 수컷은 과일이나 식물의 즙을 먹는 것도 모기와 닮았다.
갓 성충이 된 암컷 샌드플라이는 주로 새벽과 낮 사이에 활동하며, 땅거미가 질 때 활동량이 많아진다. 그렇다고 밤에 물리지 않는 것은 아니다.

샌드플라이는 주로 해안가에서 출몰한다. 그래서 여름 휴가철 피서객이나 낚시꾼들이 주로 공격을 당한다. 또 풀숲이나 산속 등 습한 곳이라면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캠핑장에서도 샌드플라이에게 물리는 피해를 많이 겪는다.
다만 비행 능력이 많이 떨어져서 자기가 태어난 곳에서 100~150m 내외에서만 활동할 정도로 활동반경이 좁다.
샌드플라이에게 물리면 상처가 감염돼 덧나기 쉽고, 심한 가려움증을 동반한다. 처음엔 물린 곳이 별로 가렵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 벌에 쏘인 것처럼 상처 부위가 부풀어 오르면서 가려움증이 심해진다. 그렇다고 상처를 긁다보면 흉터가 분화구처럼 변해 진물이 나오기도 한다. 보통 3일이면 증상이 나아진다.
샌드플라이에게 물렸을 경우 응급처치 방법은 뜨거운 물수건으로 상처 부위를 마사지하는 것이다. 독성이 단백질 베이스라 45도 이상으로 마사지하면 붓기가 사라진다고 한다.
야생진드기처럼 긴팔과 긴바지, 양말을 착용해 최대한 맨살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샌드플라이의 공격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또한 모기기피제 등을 사용하는 것도 좋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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