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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민 父 ‘그알’에 “대단한 이분법. 아들·친구 A의 카톡, 인터뷰 자막, A가족 정체 정정하길”

입력 : 2021-05-31 08:50:32 수정 : 2021-05-31 11:3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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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블로그 글 “우리를 싫어하는 ‘그알’ 방송이 나오고 오늘 그거 대응 좀 해야 하는데 갑자기 핸드폰이 발견됐다고 해서 쉴 틈이 없다”
손현씨 블로그.

 

서울 반포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고(故) 손정민(22)씨 아버지 손현(50)씨가 아들의 죽음에 관해 ‘타살 가능성이 작다’고 보도한 SBS ‘그것이 알고싶다’(이하 ‘그알’) 제작진에게 수정·정정 보도를 요청했다.

 

아버지 손씨는 31일 자신의 블로그에 ‘그알’이란 제목의 글을 올리고 정민씨의 죽음에 관해 파헤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29일 방송을 언급했다.

 

손씨는 “주말에도 우리를 싫어하는 그알 방송이 나오고 오늘 그거 대응 좀 해야 하는데 갑자기 핸드폰이 발견됐다고 하고 쉴 틈이 없다”면서 “휴대폰은 어디서 발견되고 언제 습득했는지가 중요한데 잘 파악이 안 되는 느낌. 두고 봐야겠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오늘은 그알 몇 가지만 공유하겠다”면서 지난달 24일 정민씨와 친구 A씨가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 원본과 ‘그알’에서 공개한 메시지 내용을 함께 공개했다.

 

그는 “(‘그알’ 방송은) 짧게 편집하다 보니 원 의미가 소실된 느낌”이라며 “(두 메시지를) 비교해보시라”고 했다.

 

‘그알‘이 공개한 메시지에는 정민씨가 A씨에게 “부족하면 연락해 아무 때나”라고 말하자 A씨가 “오늘 안 되냐?”고 물었고, 정민씨는 “난 너 오면 나가지. A 바라기잖아”라고 답한다.

 

하지만 손씨가 공개한 카카오톡 원문에는 A씨가 “오늘 안 되냐?”라고 묻자, 정민씨가 “놀리는 거지. 10시 직전에”라며 옐로카드를 들어 보이는 이모티콘을 보냈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화면 갈무리. 손현씨 블로그
손현씨가 블로그에 올린 정민씨와 친구 A씨의 카카오톡 대화.

 

손씨는 “편집하는 바람에 옐로카드(이모티콘)가 없어진 게 아쉽다는 분이 많다”면서 “안 중요한 증인은 엄청 오래 보여주고 쓸 데 없이 재연도 많이 하면서 이깟 톡은 다 보여주면 안 되는 건지”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손씨는 ‘그알’에서 공개된 친구의 음성에 관해 ‘(우리 아들) 정민이를 지칭하는 게 아니’라며 정정 요청을 하기도 했다.

 

해당 음성 인터뷰는 “(제가 일어났을 때) 정민이는 확실히 없었을 거예요. 정민이는 예전에 한 번 이렇게 뻗어가지고”라는 자막과 함께 방송에 나갔다. 

 

손씨는 “이게 제일 중요한데 자막에서 정민이는 우리 정민이가 아니다. 다른 친구 ○민이가 있는데 의도적인지 실수인지 정민이로 자막이 나왔다”라고 지적했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화면 갈무리. 손현씨 블로그

 

이어 “그알 PD에게 수정 요청했는데 답이 없고 아직도 안 바뀌어 있다”면서 “마치 둘이 술 마신 적이 있고 우리 정민이가 뻗었는데 A가 챙겨준 것처럼 오해하게 돼 있다. 절대 정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손씨는 “이것을 실수라고 하기엔 부적합하다”면서 “다시 한 번 정정 요청한다”고 했다.

 

방송 말미에 등장한 A씨 가족의 인터뷰에 관해서도 그는 “오해를 불러일으킨 부분”이라며 “대부분 이 분이 A씨 부친이라고 착각하는데 이분은 A씨 부친이 아니다. 그러니까 A씨 가족이라고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A씨 가족 인터뷰 장면 갈무리. 영상 속 등장한 남성은 A씨의 부친이 아니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화면 갈무리. 손현씨 블로그

 

손씨는 “휴대폰이나 뭐하나 좀처럼 이 사건은 쉬운 게 없다”면서 “이제는 그알 방송 이후 합리적인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도 SBS의 천적인 유튜브에 현혹되는 사람으로 만들어 버렸다. 대단한 이분법”이라고 방송을 비판했다.

 

또 그는 A씨가 정민씨의 실종 당일 귀가했다가 정민씨 부모인 자신과 아내에게 정민씨의 실종 사실을 알리지 않고 자기 부모와 함께 다시 한강공원으로 나간 상황 등이 방송에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다며 섭섭함을 토로했다.

 

손현씨는 A씨 가족이 한강공원을 다시 찾아갔을 때 이들이 한강변 주변에 머물던 장면 대신 편의점 주변에 머물던 모습만 편집해서 나갔다며 “대부분의 시간을 한강변에서 보냈는데 너무하다”고 했다.

 

끝으로 손씨는 흙으로 탁해진 한강 사진을 올리며 “이렇게 더러운 물에 2시18분에 정신을 못 차리던 정민이가 비탈을 내려가 옷을 입고 들어갔다고 전문가들은 믿으라고 한다”면서 “술에 취하면 뭐든지 할 수 있다고 한다. 7시간 기억도 못 하는데 뭐가 안 되겠느냐”라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에선 “정민씨, 타살 가능성 낮아”

 

 

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화면 갈무리.

 

‘그알’ 제작진은 지난 29일 방송에서 한강공원에서의 실험을 통해 손씨가 실종 당일 신발을 신은 상태에서 한강 물에 들어갔고, 강물 속 진흙뻘에 발이 빠져 죽음을 맞았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제작진은 여러 목격자들 중 정민씨가 A씨와 술을 마신 장소에서 약 80m 떨어진 지점에서 밤낚시를 즐겼다는 목격자 무리(7명)의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이들은 그날 새벽 4시40분쯤 한 남성이 물 속에 들어가는 모습을 목격했고, 남성이 다급해 보이지 않았던 데다 ‘한강에서 술 취해 물 속에 들어가는 사람이 많다더라’는 얘기를 나누고 그냥 자리를 떴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이런 목격담 등을 참고해 정민씨가 실종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를 찾아가 스턴트 배우들과 함께 ①A씨가 구토 중인 정민씨를 뒤에서 밀어 정민씨가 한강 물에 빠져 익사했을 가능성 ②A씨가 정신을 잃은 정민씨를 억지로 끌어 한강 물에 빠트렸을 가능성 ③정민씨가 스스로 한강 물 속으로 걸어들어갔을 가능성 등 여러 가지 경우를 실험했다.

 

그런데 ①이나 ②의 경우 잔디밭과 한강 사이 돌들이 많아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고, ③의 경우 정민씨와 비슷한 패턴 셔츠와 운동화를 신고 물 속에 들어간 스턴트 배우는 “약 10m 지점에서 갑자기 수심이 깊어지고 바닥의 뻘 때문에 신발이 벗겨질 것 같고 몸을 지탱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경찰청은 국과수가 한강 여러 곳과 정민씨가 발견 당시 신고 있었던 양말의 흙 성분을 비교·분석한 결과 수심 1.5m에 이르는 한강 안쪽 10m 거리의 토양과 유사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정민씨가 최소 10m까지는 신발을 신고 걸어 들어갔고, 이후 신발이 벗겨져 양말에 토양이 묻었을 것이란 추정도 나온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화면 갈무리.

 

법의학 전문가는 “(정민씨) 익사 전 살아있을 때 몸이 (흙 바닥이나 돌들에) 끌리거나 하는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억압이나 제압을 당했다면 부검 때 나타나는 데 이 또한 없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음주를 했을 경우 방향 감각을 잃을 수 있다”면서 “음주와 익사는 연관성이 매우 높다. 음주 이후 쇼크로 인한 익사의 위험이 높아진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 30일 한강공원에서 A씨 휴대전화를 확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씨 휴대전화는 공원 환경미화원이 습득한 것을 알려졌으며, 현재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에 대해 지문, 혈흔, 유전자 감식 및 디지털 포렌식 등을 의뢰할 예정이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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