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차기 당권 주자인 김은혜 의원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21일 ‘상위 1%’ 설전을 벌였다. 김 의원이 ‘공부 상위 1%’라고 비꼬자, 이 전 최고위원은 “재산 상위 1%가 한번 돼보고 싶다”고 받아쳤다.
김 의원은 21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준석 후보는 똑똑하고 능력 있고 그런 면에서 (공부 잘하는) 상위 1%로 살아왔다”며 “나머지 99%의 삶도 돌아봐야 그게 제1야당 대표 선거의 의미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능력주의자의 시선으로 보면 모든 게 불공평해 보일 수 있겠지만 모든 청년이 이 전 위원은 아니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서울 과학고를 나와 미국 하버드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했다. 김 의원은 이 전 최고위원이 보통의 청년들과 공감대를 이루기 어렵다고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김 의원의 해당 인터뷰 발언을 공유하며 “머리가 상위 1%라는 것은 칭찬인 것 같다. 감사하다”고 적었다. 그러면서도 “저도 사람인지라 그건 부질없고 재산이 상위 1%가 한번 되어 보고는 싶다”며 “코인도 조금 하고 그런다”고 맞받았다. 이는 김 의원이 100억대 이상 빌딩과 주택 등을 포함해 210억원이 넘는 재산을 신고한 자산가라는 점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자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 전 최고위원이 공약으로 내건 ‘청년 등’ 공천할당제 폐지를 두고 “완전한 자유경쟁이 온전한 공정이 되는 것은 상위 1% 리그에서만 가능하다”며 다시 이 전 최고위원을 겨냥했다. 이어 “모든 청년이 이준석처럼 할 수는 없다”며 “기회 자체가 공정하지 않기에 출발선 자체에 설 수 없는 99% 청년들을 위해 청년할당제가 고안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준석 후보는 청년할당제 폐지가 공정의 가치를 구현한다고 진정 믿는가”라고 반문하며 “완전한 자유경쟁이 온전한 공정이 되는 것은 상위 1% 리그에서만 가능하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준석식 공정이 진짜 공정이 맞는지, 아니면 지독한 엘리트주의의 다른 버전인지 말의 유희를 넘어 진지한 토론을 기대한다”고 했다.
김 의원을 비롯해 당권 출마를 선언한 이 전 최고위원, 김웅 의원은 오는 22일 서울 여의도 정치카페 ‘하우스’(How’s)가 개최한 토론회에 나설 예정이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