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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연구팀 “경유차 오염물질, 만성 축농증 악화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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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5-21 11:56:07 수정 : 2021-05-21 11:5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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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급 발암물질 ‘디젤연소 분진’, 환자 콧속 물혹 유발해 증세 악화
ZEB2 단백질 증가‧보호장벽 기능 저하…“대기오염 물질 줄여야”

 

경유차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인 ‘디젤 연소 분진’이 만성 축농증(만성 부비동염)을 악화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디젤 연소 분진은 경유를 연료로 쓸 때 나오는 탄소 알갱이로 이뤄진 검은 연기다. 국제암연구소가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하기도 했다.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신현우 교수팀은 디젤 연소 분진과 기도 상피세포의 손상 기전과 만성 부비동염의 악화에 미치는 관계를 연구해 이 같은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만성 부비동염 환자가 디젤 연소 분진에 노출될 경우 ZEB2 단백질 증가와 장벽 기능 저하로 콧속 물혹이 동반되는 심한 만성 부비동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디젤 연소 분진을 쥐 6마리의 코를 통해 흡입시키고 대조군 6마리와 비교했다. 

 

그 결과 디젤 연소 분진을 흡입한 쥐는 ZEB2 단백질이 4배 증가했다.

 

ZEB2 단백질은 상피 간엽 이행을 유발해 상피세포가 호흡기를 보호하는 장벽 기능을 하지 못하도록 한다. 상피 간엽 이행이란 세포 간 안정적으로 결합하고 있던 상피형 세포가 이동에 편한 간엽형 세포로 변화하는 것을 말한다. 상피 간엽 이행 현상도 나타났다. 

 

연구팀은 사람 콧속에서 얻은 비강 상피세포를 배양한 실험도 진행했다. 디젤 연소 분진으로 정상인과 콧속 물혹이 있거나 없는 부비동염 환자 각각 7명씩, 총 21명의 세포를 자극했다. 

 

부비동염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ZEB2 단백질이 3배 증가했다. 특히 콧속 물혹이 있는 부비동염 환자는 디젤 연소 분진을 접촉하기 전부터 ZEB2 단백질이 증가했다. 디젤 연소 분진은 정상인과 부비동염 환자 모두에서 장벽 기능을 저하시켰고 콧속 물혹이 생기기 전 단계에서 장벽 기능 악화 현상이 훨씬 뚜렷했다. 

 

만성 부비동염 환자가 디젤 연소 분진에 노출될 경우 ZEB2의 증가와 장벽 기능 저하로 콧속 물혹이 동반되는 심한 만성 부비동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부비동염 동물 모델을 이용해 디젤 연소 분진 노출 실험을 했다. 단순 부비동염을 유발하는 모델에 디젤 연소 분진에 추가로 노출된 10마리 쥐에서 모두 콧 혹 물혹이 관찰됐다. 콧속 점막 상피세포에서 ZEB2 발현도 약 4배 증가했고 상피세포가 손상된 부위도 6배 많았다.

 

신 교수는 “상피세포 기능이 약화되면 대기오염 물질에 직접적으로 손상을 입는 것 외에도 호흡기로 들어오는 미생물, 바이러스에 취약해진다”며 “디젤연소 분진을 포함한 대기오염 물질의 발생을 줄이고 환자 노출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면역학 분야 국제 학술지 ‘알레르기 천식 면역학회지’(Journal of Allergy and Clinical Immunology)’ 온라인판 최근호에 실렸다.

 

한편 이번 연구는 보건산업진흥원의 세계선도 의생명과학자 육성사업(2단계)과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실 지원 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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