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vs 북중러 구도
심화 시 전쟁 우려

중국 측이 미국이 주도하는 ‘반중국 블록’ 쿼드(Quad)에 한국의 참여 여부를 여러 차례 문의했다고 홍콩 매체가 보도했다. 특히 한미일과 북중러의 진영간 구도 대결 구도가 심화하면 냉전을 진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2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복수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쿼드를 자국 영향력 억제 움직임으로 인식하고 참여국 확대를 우려해,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에 참여 여부를 문의해왔다고 밝혔다.
다만 SCMP는 한중간 구체적인 논의 내용에 대해서는 별도로 언급하지 않으면서, 한국 정부가 쿼드 참여 초청을 받은 적이 없다는 입장을 지속해서 밝혀왔다고 전했다.
중국 왕이 외교부장은 최근 쿼드를 인도-태평양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로 칭하며 지역 안보를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SCMP는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이 쿼드에 대해 취해온 전략적 모호성을 버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한국이 쿼드에 참여할 경우 동아시아에서 중국 안보에 중대한 도전이 되고, 전쟁 발발을 우려하기도 했다.
산둥대 동북아학원 비잉다 부원장은 “동북아 지역에서 반중국 연합이 형성되면 중국에 큰 압박이 되고 군사적 분쟁의 위험도 커질 것”이라며 “한반도 문제를 둘러싸고 북중러 대 한미일 등 진영 간 대결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전쟁을 촉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같은 냉전 구도는 역사상 일반적으로 전쟁이 시작된 방식이기도하다”고 덧붙였다. 저장대 인문학원 한국연구소 첸융 부교수는 “미국이 한국에 구애하면서 미일과 한미 동맹을 삼각동맹으로 통합하려 해왔다”면서 “한국이 쿼드에 참여하면 결국 삼각 동맹이 되고, 이는 동북아시아의 작은 ’나토’가 될 것"이라고 봤다.
쿼드가 한국 외에도 다른 나라가 참여할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프랑스는 이달 초 쿼드 국가들과 군사 훈련을 한 바 있고, 쿼드에 참여하는 인도, 호주와 공동으로 협력을 강화하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칭화대 국제관계학 탕샤오양 교수는 “중국은 쿼드 확대가 태평양에서 인도양에 이르는 지정학적인 포위망을 형성할 가능성을 우려할 것”이라면서 “영국·캐나다 등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동맹국이 참여 의사를 보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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