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사진)은 자신이 문재인 대통령을 존경하는 이른바 ‘친문(親文)’이라면서도, 문 대통령과의 친분 여부에 따라 정치인을 지지하는 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만약 ‘친문’이 그런 기준으로 어떤 정치인을 판단한다고 생각한다면 ‘모욕’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유 이사장은 지난 23일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이른바 친문은 대통령과 안 친하면, 지지하지 않는 것처럼 하는데 이는 모욕”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는 어떤 정치인을 지지할 거냐고 하면, 저 사람이 훌륭한 정책을 갖고 있네, 잘 할 것 같네(라는 점)”라며 “대통령과 친하냐 아니냐는 상관이 없다”고 덧붙였다.
정치인으로서 누군가를 판단하는 기준은 그 사람의 정책이지, 대통령과의 친분이 아니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앞서 유 이사장은 같은 방송에서 “저는 친문”이라며 “대통령을 지지하고 인간적으로 아주 존경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돌아가신 노무현 대통령도 열심히 지지했다”며 “시간이 지나니 슬픔은 옅어져도 그리움은 없어지지 않더라”고 떠올리기도 했다.
유 이사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포함하면 그동안 야당이 선거 등에서 다섯 번이나 패한 거라며, “그 유권자(야당 지지자)들의 상실감을 헤아려볼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이는 지난해 총선에서 ‘거여(巨與)’가 된 여당의 4·7 재보선 완패를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었다.
유 이사장은 “내가 지지하는 후보나 정당이 이길 때도 있고 질 때도 있는 건 당연하다”며 “그걸 못 견뎌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그리고는 “유권자 입장에서는 한 번 게임에서 내가 선택한 후보가 당선되지 않았다고 해서 좌절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 이사장은 야당 후보에게 표를 던지는 식으로 이번 재보선에서 여당을 향한 불만을 표출할 수는 있었지만, 내년 대통령선거에서는 다를 거라고 예측했다.
그는 “5년짜리 대통령을 새로 뽑으면서 불만 표출로 투표권을 행사하겠냐”며, 대선에서는 후보자 중 누가 더 나은지를 보고 유권자들이 판단하게 될 거라 내다봤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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