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그룹의 비상장 건설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이 기업공개(IPO) 작업에 착수했다. 업계에선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신호탄이란 분석이 나온다.
금융투자·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9일 국내·외 주요 증권사에 코스피 상장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국내 대형사들과 크레디트스위스 등 외국계 증권사가 포함됐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6일까지 제안서를 받은 뒤 5월초 주관사단을 확정할 예정이다. 통상 REP 접수 후 6개월 안에 상장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연내 코스피 상장이 가능할 전망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최대주주는 지난해 말 기준 지분 38.62%를 보유한 현대건설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분 11.72% 보유한 2대주주로 자리한다.
이어 현대글로비스(11.67%)와 기아(9.35%), 현대모비스(9.35%) 등 현대차그룹의 주요 계열사가 지분을 쥐고 있다. 정몽구 그룹 명예회장도 4.68%의 지분을 소유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기아→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 ▲현대차→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현대차 ▲현대차→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차 등으로 이어지는 4개의 순환출자 구조를 갖고 있다.
정 회장이 지배구조 정점에 오르려면 지주사 역할을 하는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현대모비스는 지분 17.28%를 보유한 기아가 최대주주로 있다. 정 명예회장은 7.13%를 보유한 2대주주고, 정 회장의 지분은 0.32%에 불과하다. 그룹 계열사인 현대제철과 현대글로비스는 각각 5.79%, 0.69%를 보유했다.
재계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상장되면 정 회장의 보유 지분 가치가 높아져 매각 후 경영권 승계를 위한 실탄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의 몸값은 10조원대로 추산된다. 주당 100만원 안팎으로 형성된 비상장 주식의 시가총액은 7조5000억원 규모다.
상장 후 기업가치가 10조원대로 올라가면 정 회장이 보유한 지분 가치는 1조2000억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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