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의 지지유세에 나선 같은당 고민정 의원은 “야당 의원들께서는 제게 말하지도 말고, 움직이지도 말고, 눈물 흘리지도 말라고 한다”고 강하게 맞섰다.
고 의원은 지난 1일 오후 서울지하철 2·7호선 건대입구역 인근에서 진행된 박 후보 지지유세에서 “제가 오세훈 후보를 공격하지 않아도, 논평을 내지 않아도, 무엇이 그렇게 관심거리인지 저에 대한 비난의 말들을 쏟아내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모멸감과 비난이 있어도 버티는 게 광진을을 지키는 국회의원으로서의 소명이라 스스로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며 “지켜야 할 것들이 아직 남아있기에 하고 싶은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오지만 참고 또 참아낸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무실에 걸린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사진을 떠올리고는 “그분들이 걸어온 길을 난 얼마만큼 잘 견뎌내는지 부끄럽기도 하고 죄송하기도 했다”며 “진심을 다해 한 분 한 분 만나며 목청껏 소리 높이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돌아봤다.
지난해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를 꺾은 순간을 떠올린 후에는 “(오 후보는) 선거가 끝난 후에도 본인의 패배를 인정하지 않았다”며 “고민정이 아닌 문재인 대통령에게 졌다고 인터뷰를 했다”고 지적도 했다.
그러면서 “그게 선배들이 이야기하고 오랫동안 지켜온 정치라는 것이었나”라며 “여야가 달라도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하고, 거기에 대한 결과는 깨끗이 인정하는 게 대한민국 정치라 생각해서 무척 낯설었다”고 강조했다.
고 의원은 “사람의 본질이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걸 오세훈 후보를 보며 많이 느낀다”며 “수많은 광진 주민들에게 ‘호남 사람’이라거나 ‘조선족’이라 말하고도 미안해하지 않는다”고 날을 세웠다.
특히 오 후보가 지난달 31일 관훈토론에서 ‘용산 참사는 임차인들의 과도한 폭력이 사건의 본질’이라고 말한 데 대해, “도저히 참을 수 없고 견딜 수 없는 말”이라면서 “제 눈을 믿을 수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고 의원은 “광진을에서 당당히 오세훈 후보를 꺾고 여러분과 함께 광진 발전을 위해 손잡은 것처럼 결과가 무엇이 나든 끝까지 뛰겠다”며 “여러분께서 채찍을 들면 호되게 질책을 받고, 전략을 가르쳐주시면 그대로 따르겠다”고 했다.
그리고는 “반 발짝이라도 앞으로 나아가는 민주당이 되겠다”며 “민주당 개혁의 길에서 앞장서겠다”는 각오도 다졌다.
나아가 “여러분께서 앞장서 총선을 이끄셨듯 서울시장 선거도 광진주민들께서 앞장서 달라”며 “여러분도 저를 믿어 달라”고 거듭 손을 내밀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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