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관리 노하우 체득 자신감
경기력으로 팬들에게 보답할 것

많은 야구팬은 두산 외야수 정수빈(31) 하면 앳된 미소년의 이미지를 떠올린다. 만19세이던 2009년 동안의 얼굴로 그라운드를 겁 없이 누비던 그의 모습은 누나 팬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그래서 그에게는 ‘수빈 어린이’나 ‘잠실 아이돌’이라는 별명이 생기기도 했다.
이랬던 정수빈도 어느새 30대에 접어들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그를 어리게만 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정수빈은 팀 내에서도 이제 위보다는 아래가 많은 위치다. 더군다나 그는 2021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통해 6년 총액 56억원에 친정에 잔류했기에 영원한 두산맨으로 은퇴할 가능성이 높기에 팀에 대한 책임감이 더 커졌다.
정수빈은 “이젠 나이도 있고 하다 보니 스프링캠프를 부담감을 갖기보다는 편안한 마음으로 보냈다. 대신 FA 계약으로 더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은 커졌다”고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정수빈이 보기에도 “주축 선수들이 빠져 팀의 무게감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며 강자로 군림했던 두산이지만 지난 스토브리그에서 오재일(삼성), 최주환(SSG) 등이 이적하고 외국인 선발 원투펀치가 모두 팀을 떠난 것은 가볍게 볼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두산에서만 13년째인 정수빈은 팀에 대한 믿음 또한 크다. 그래서 그는 “항상 빈자리가 생기면 어떤 선수가 등장해서 메꿔 준 것이 두산의 전통이다. 어린 선수가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후배들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 또한 “이제 내가 후배들을 믿어주고 당겨주는 역할을 해야 할 위치가 됐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몫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정수빈은 잘 알고 있다. 그는 “일단 개인적인 목표는 매 시즌 똑같다. 다치지 않고 풀 시즌을 뛰는 것이다. 욕심내지 않고 하던 대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제는 체력문제를 고민해야 할 나이가 된 것 아니냐는 말에는 “아직은 체력적으로 문제를 느낀 적은 없다. 어릴 때는 힘들어도 참고 막 뛰었다면 지금은 관리할 줄 아는 노하우가 생겼다”며 자신감도 내비쳤다.
두산 외야는 중견수 정수빈을 중심으로 좌익수 김재환과 우익수 박건우가 확고한 주전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래도 정수빈은 “언제가 긴장의 끈은 놓지 않는다. 후배들이 치고 올라오고 있기 때문에 지금도 주전은 아니라는 생각으로 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정수빈은 팬들과 만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을 표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빨리 없어져 최대한 많은 팬이 경기를 보러 오셨으면 좋겠다”면서 “두산과 장기계약했기에 경기력으로 팬분들에게 보답하고 싶다”며 웃었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