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날 유튜브에 이탈리아 요리법을 설명하는 동영상이 올라왔다. 여느 ‘쿡방’과 다름없어 보였지만, 얼굴을 가린 출연 남성의 문신이 경찰의 ‘매의 눈’에 걸려들었다. 동영상 속 남성이 마약 밀매 혐의로 2014년부터 추적하던 마피아 조직원 마르크 페렌 클라우데 비아르트(53)임을 경찰은 확신할 수 있었다.
카리브해 섬나라에서 수년째 도피 생활을 해온 비아르트가 지난 24일(현지시간) 도미니카공화국 수도 산토도밍고에서 이탈리아 경찰에 체포됐다고 유로뉴스 등이 29일 전했다. 비아르트는 이탈리아 남서부 칼라브리아를 근거지로 한 악명 높은 마피아 ‘은드랑게타’의 하부 조직에서 일하며 네덜란드로 코카인을 밀매한 혐의로 수배를 받아왔다.
그는 코스트리카로 도주했다가 5년 전 도미니카공화국으로 은신처를 옮겨 조용한 해변 마을 보카치카에서 살아왔다고 경찰은 전했다. 현지 이탈리아인 공동체에도 섞이지 않은 채 조용히 숨어지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나름대로 주의를 기울여 올린 유튜브 동영상이 7년 만에 체포되는 데 결정적 단서가 됐다. 이탈리아 경찰은 “이탈리아 요리를 향한 사랑 덕분에 그가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에 남긴 흔적을 추적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인터폴에 체포된 후 29일 이탈리아 밀라노로 압송됐다.
그가 몸담았던 은드랑게타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강력한 마피아로 간주하며, 유럽 내 코카인 밀매를 지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탈리아 당국은 최근 인터폴과 공동으로 이 조직을 겨냥한 작전 회의를 시작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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