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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람이는 혼자 죽어가는데… 친모는 문자로 딸에게 “눈썹 빼고 둘째가 첫째(보람) 닮았네”

입력 : 2021-03-25 07:24:28 수정 : 2021-03-25 10:3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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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모 석씨, 2018년 회사 PC서 ‘셀프 출산’ 등 검색 / 병·의원 아닌 혼자 출산했을 가능성 높아 / 3번째 DNA 검사 스스로 제안한 뒤 결과 받아들이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부인
지난 17일 오후 경북 구미경찰서에서 3세 여아 사망사건의 친모인 석모(48)씨가 호송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석씨를 미성년자 약취 혐의 외에 시체유기 미수 혐의를 추가해 검찰에 송치했다. 연합뉴스

 

경북 구미의 한 빌라에서 홀로 방치돼 아사한 3세 여아 ‘보람’ 양의 친모 석모(48·구속)씨가 딸 김모(22·구속)씨에게 지난해 보낸 문자 메시지가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문자를 보낸 시점이 보람 양이 홀로 빌라에 방치돼 있었을 때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24일 JTBC ‘뉴스룸’은 석씨가 딸 김씨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를 입수해 공개했다.

 

석씨는 지난해 10월 김씨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자신이 낳은 보람 양을 ‘첫째’, 김씨가 재혼남성과의 사이에서 출산한 아이를 ‘둘째’로 지칭하며 “눈썹 빼고 둘째가 첫째를 닮았다”고 했다.

 

이에 김씨는 “엄마가 둘째 눈썹이 없다고 놀린다”라고 답했다.

 

이들이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에 따르면 석씨가 김씨에게 보람 양이 자신이 낳은 딸이란 사실을 숨기고, 김씨 역시 보람 양이 자신의 딸이 아니라 동생이란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실제 김씨는 숨진 보람 양을 자신의 딸로 알고 키웠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이 그에게 유전자(DNA) 검사 결과를 보여주며 “숨진 아이(보람)는 당신의 딸이 아니고 친정어머니 석씨가 낳은 딸”이라고 설명해줘도 김씨는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JTBC는 두 모녀의 문자메시지가 오고갔던 시점이 김씨가 숨진 아이를 빌라에 홀로 남겨둔 채 재혼한 남편의 집으로 이사한 후였다고 전했다.

 

김씨는 지난해 8월 초 ‘둘째’ 출산을 위해 보람 양만 빌라에 혼자 남겨둔 채 집을 떠났다. 보람 양은 지난 2월10일 해당 빌라에서 반미라 상태에서 발견됐다. 부검 결과 사인은 ‘아사’로 추정된다.

 

 

24일 경찰은 석씨가 보람 양 출산이 임박한 시점인 2018년 회사 PC에서 ‘출산 준비’, ‘셀프 출산’ 등을 출산 관련 단어를 다수 검색한 사실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석씨가 당시 온라인 쇼핑몰에서 육아용품 여러 개를 주문한 사실도 확인했다.

 

또한 석씨는 출산 추정 시기인 같은 해 1~3월쯤 평소보다 치수가 큰 옷을 입고 다닌 사실도 파악했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석씨의 딸 김씨도 출산했기 때문에 이런 사실들이 석씨의 출산을 증명하는 확실한 증거가 되기는 어렵다.

 

석씨는 앞서 여러 차례 실시한 DNA 검사 결과에서 자신과 보람 양의 친자관계가 확인됐는데도 여전히 “출산한 적 없다”라며 부인하고 있다.

 

특히 경찰에 따르면 석씨는 이달 중순 실시한 세 번째 검사를 스스로 제안하며 “내 동의를 받고 다시 유전자 검사를 해 똑같은 결과가 나오면 시인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세 번째 유전자 검사에서도 석씨가 숨진 아이의 친모라는 게 재확인되자 석씨는 “믿을 수 없다”며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경찰은 지난 23일 석씨와 딸 김씨, 김씨의 전 남편에 대한 5번째 DNA검사도 국과수에 의뢰했다.

 

그의 남편인 김모씨와 큰딸 역시 TV 방송에 나와 사진 등을 공개하며 ‘석씨가 출산했을 리 없다’는 주장을 펼쳐 혼란을 더 키웠다.

 

석씨는 지난 17일 검찰에 송치되는 과정에서 만난 기자들에게“만인이 믿고 신뢰하는 국과수인데 제가 이렇게 아니라고 얘기를 할 땐 진심으로 믿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경찰과 전문가들은 DNA 검사 결과가 오류일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입을 모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서 석씨와 보람 양의 친자관계 확률이 ‘99.9999% 이상’이라고 못 박았다.

 

경찰은 석씨 주변인들을 상대로 보람 양의 친부를 찾고 있는 한편, 지난 19일부터 대구·구미·김천·칠곡 지역 산부인과 170여곳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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