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둥이 강가딘’의 아버지 김삼 화백이 지난 13일 별세했다. 향년 80세.
24일 한국만화영상진흥원 등에 따르면 황해도 실향민 출신인 고인의 본명은 이정래이며 1962년 데뷔 후 1965년 소년동아일보에 연재한 ‘소년 007’이 인기를 끌면서 유명해졌다. 섬세하고 정교한 구성이 돋보이는 만화가였던 고인은 70∼80년대 전성기였던 만화잡지에 아동만화를 주로 그렸다. 대표작이 ‘강가딘’이다. 1976년 어린이잡지 ‘소년생활’에서 연재가 시작된 이 작품은 사람보다 뛰어난 지능을 지닌 검정개 이야기다. “내 어쩌다가 개로 태어나 이런 꼴로 사는고? 인간으로 태어났더라면 벌써 교수나 판검사가 됐을 텐데…”라고 한탄할 정도인데 비행접시를 타고 온 우주소년을 만나거나 어리지만 착한 귀신을 괴롭히는 나쁜 귀신을 물리치는 등 지구와 우주, 정신세계를 넘나드는 모험을 펼친다.

여러모로 당시까지 동물만화 상식을 뛰어넘은 작품이었다. 어딘지 모를 초현실적인 분위기와 함께 전위적 색채가 더해졌다. 고인이 한 시대를 앞선 ‘만화적 개그감각’을 가진 작가로 평가받는 이유다. 이후 고인은 80년대에는 1987년 ‘주간만화’ 연재를 시작으로 특유의 화체로 성인만화를 그리기도 했던 ‘명랑만화가’였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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