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손보사도 자동차보험료 인상 추진
삼성화재·KB손보 등 ‘빅4’ 동참 여부 주목
실손보험 최고 19.6% 올라 최근 5년간 최고

보험료가 들썩이고 있다. 주요 생명보험사들이 예정이율을 인하하거나 예정하고 있고, 중소형 손해보험사들도 자동차보험료를 올리고 있다. ‘제2의 건강보험’이라 불리는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의 인상률은 이미 두 자릿수로 확정돼 소비자들의 부담은 한층 가중될 전망이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은 3~5월 예정이율을 2.25%에서 2.0%로 내린다.
예정이율이란 장기 보험 계약자에게 약속한 보험금을 지급하기 위해 보험료에 적용하는 이자율이다. 예정이율이 올라가면 더 적은 보험료로도 같은 보험금을 받을 수 있지만 내려가면 보험료 부담이 더 커진다. 예정이율이 0.25% 떨어지면 신규 또는 갱신 보험계약의 보험료는 일반적으로 7∼13%가 오른다.
지난해 4월 예정이율을 2.5%에서 2.25%로 내렸던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은 지난해 10~12월에 각각 1개와 2개 상품에 대해 다시 2.0%로 끌어내렸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말 예정이율을 내리지 않은 나머지 상품에 대해 4∼5월에 예정이율을 2.0%로 조정할 계획이다. 교보생명도 최근 나머지 상품의 예정이율을 2.0%로 낮췄다.

중소보험사도 다음 달 인하 일정을 확정했다. NH농협생명은 4월에 보장성보험의 예정이율을 2.25%에서 2.0%로 조정한다. 동양생명도 1월에 비갱신형 보장성 상품에 대해 2.25%로 내렸고, 다음달 갱신형 보장성 상품과 종신보험도 똑같이 하향한다. ABL생명과 오렌지라이프는 1월에 예정이율을 인하했다.
2019년까지만 해도 생명보험사들의 예정이율 변경은 1년에 평균 1차례 미만의 빈도였다. 그러나 지난해 기준금리가 낮아지면서 일부 보험사들이 두 차례 인하를 단행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2019∼2020년 금리 하락이 급격하게 전개된 데 비해 예정이율 조정은 대체로 0.25%포인트였다”며 “작년에 한꺼번에 내리지 못한 부분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자동차보험도 손해율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형 보험사들을 중심으로 인상되고 있다.

MG손해보험은 지난 16일부터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2% 인상했다. MG손보의 지난해 손해율은 107.7%로 자동차보험을 취급하는 11개 손보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받은 보험료 대비 고객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이다. 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의 적정손해율을 78~80% 수준으로 보고 있다. 롯데손해보험과 캐롯손해보험 등도 최근 보험개발원에 요율 검증 등을 의뢰했고, 악사손해보험은 영업용 차량 보험료 인상을 검토 중이다.
이제 관심은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시장 점유율 84%에 육박하는 이들 ‘빅4’가 인상 움직임에 동참할지에 쏠린다. 이들은 지난 2월 누계로는 손해율이 81~82%로 여전히 적자상태이지만, 2019년 91~92%에 비해서는 많이 안정된 상황이다.
실손보험은 이미 인상률을 확정한 상태다. 2009년 9월까지 팔린 ‘구(舊)실손보험’이 각사 평균 17.5∼19.6%, 이후 2017년 3월까지 팔린 표준화 실손보험이 각사 평균 11.9∼13.9% 각각 올랐다. 올해 실손보험료 인상률은 최근 5년간 최고 수준으로, 3∼5년 주기로 갱신하는 1, 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들은 인상률 누적으로 연령이나 건강상태에 따라 50∼200% 가까이 보험료가 올라 보험료 부담이 더욱 가중된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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