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아이들 지키기 위해 엄마들이 활동 나서” [동일본대지진 10년]

관련이슈 세계뉴스룸

입력 : 2021-03-09 20:17:41 수정 : 2021-03-11 10:22:19

인쇄 메일 url 공유 - +

(하) 아이들에게 안전한 미래를
日 시민단체 ‘다라치네’ 인터뷰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주민 불안
안전한 식자재 확보 등 활동 다양
어린이 갑상샘암 정기 검사 필요
오염수 희석해도 총량 줄지 않아
아이가 물처리 물으면 대답 곤란”
일본 후쿠시마의 시민단체인 이와키방사능시민측정실 다라치네 이다 아유미(오른쪽)·스이토 슈조씨가 활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와키=김청중 특파원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사고 후 방사능 오염이 확인되면서 불안해하는 주민이 늘고 있습니다. 주민과 함께 어린이들의 심신 건강을 지키자는 것을 최대 테마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난 5일 일본 후쿠시마 시민단체인 이와키방사능시민측정실 다라치네(이하 다라치네) 이다 아유미(飯田亞由美)씨가 말했다. 다라치네는 어머니라는 의미다. 어머니의 마음으로 방사능 오염 위험에서 아이들을 지키겠다는 뜻이 들어있다. 4자녀의 어머니이기도 한 이다씨는 “어머니는 아이와 가장 가까운 관계”라며 “자신의 아이를 지키기 위해 모두의 아이를 지킨다는 마음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라치네는 2011년 3월11일 동일본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발생 후 8개월 뒤인 11월13일 문을 열었다. 피해 지역의 어머니들이 가족과 아이의 목숨을 지키기 위한 안전한 식재료 확보를 목적으로 시작했다. 방사능 측정과 클리닉 운영, 갑상샘 검사, 심리치료 등을 하고 있다. 후쿠시마 제1원전 지역 토양, 해양의 정기 방사능 측정과 전국 각지의 의뢰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하고 있다. 대지진 후 자원봉사자로도 활동했던 스이토 슈조(水藤周三)씨는 “홋카이도에서 통조림을 보내오는 등 뜻밖의 물품을 검사 의뢰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다라치네는 현재 해마다 두 차례 수소폭발이 있었던 후쿠시마 제1원전 최대 접근 가능 지역인 원전 반경 1.5km 앞바다에서 바닷물과 물고기에 대한 방사능 측정을 하고 있다.

 

후쿠시마현어업조합연합회(현어련)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후쿠시마현의 최북단 신치마치 앞바다 8.8㎞에서 후쿠시마 어민들이 잡은 우럭 종류인 조피볼락에서 1㎏당 500㏃(베크렐)의 방사성 세슘이 검출돼 당국이 원인을 분석 중이다. 스이토씨는 “1㎏당 500㏃이면 정부 기준 5배, 현어련 기준으로는 10배로 아주 높다”며 “최근에는 이런 수치가 없었기 때문에 놀랐다. 현어련 사람들도 쇼크를 받았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즉시 정보를 공개하고 출하정지 조치를 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원전 사고 후 방사선 피폭으로 어린이·청소년의 갑상샘암이 증가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불안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다씨는 “다라치네의 검진에서는 어린이 갑상샘암 확인 사례가 없었다”며 “클리닉 원장이나 협력 의사 모두가 말하는 것은 ‘현 단계에서는 알 수가 없다. 다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니 정기적인 갑상샘 검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했다. 후쿠시마현은 1992년 4월2일∼2012년 4월1일 출생자를 2년 1회의 정기검사 대상자로 분류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일본 이와키방사능시민측정실 다라치네 관계자들이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방사능을 측정하기 위해 해수를 채취하고 있다. 다라치네 제공

현재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발생하는 방사능 오염수(일본식 표현 처리수)의 해양방류 문제가 논란이다. 일본 정부는 다핵종제거시설(ALPS)에서 한 차례 정화했으나 트리튬(삼중수소) 등 방사성 물질이 포함되어 있는 오염수에 물을 넣어 희석한 뒤 바다로 흘려보내기로 사실상 가닥을 잡은 상태다. 이다씨도 “(농도가) 엷어진다는 것이 줄어든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스이토씨는 “트리튬이라는 방사성 물질은 약 12년이 지나면 (방사선 방출량이) 반감된다”며 “장기 보관도 선택지”라고 말했다.

 

이다씨는 “아이들이 신문이나 전단에서 ‘해양방출’이라는 글자를 보고 물을 어떻게 하느냐고 질문하면 설명하기 어렵다”며 “더러운 물을 버리는 것이라고 학교나 집에서 가르쳐줄 수는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어린이의 현재와 미래를 지키는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키(일본 후쿠시마)=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차주영 '완벽한 비율'
  • 차주영 '완벽한 비율'
  • 샤오팅 '완벽한 미모'
  • 이성경 '심쿵'
  • 전지현 '매력적인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