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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휴브리스’ 벗어던지고 희망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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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3-01 23:05:37 수정 : 2021-03-01 23: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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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브리스(hubris)는 20세기 대표적인 역사학자로 꼽히는 영국의 아널드 토인비가 처음 사용한 용어이다. 토인비는 많은 역사를 해석하고 정의하였지만, 그와 다른 생각을 지닌 역사가들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는 오만과 태만은 ‘행복의 파괴자’라 일컬었다. 소수의 성공자가 과거의 성공에 심취해 미래로 나아가지 못하고 오만해져 올바른 균형감과 판단력을 잃어버린 채 결국 몰락한다고 했다. 그리고 그 현상을 ‘휴브리스’라고 명명했다. 이렇듯 항상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강조했던 토인비는 ‘사람이 늙으면서 과거에 붙들려 있으면 불행하다. 또 미래에 대해 눈을 뜨지 않으려는 약한 마음도 생긴다. 과거의 사람은 몸이 죽기 전 이미 죽은 사람이다. 희망을 품고 미래를 보는 용기가 사람을 젊게 만든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토인비의 시각에 비추어본 우리 상황은 어떨까?

먼저, 지나치게 과거지향적이다. 사람은 크게 과거형 인간과 미래형 인간으로 나뉜다. 과거형 인간은 삶의 초점이 과거에 있는 사람이다. 반면 미래형 인간은 현재의 상황을 기회로 여겨 새로움을 창조하려는 사람이다. 지워버리고 싶은 과거는 누구에게나 있다. 그 어두운 과거를 기억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과거의 실패를 거울삼아 미래를 희망으로 이끌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과거에 매달려 미래로 가는 열차를 주춤거리게 할 수는 없다. 절대 돌아갈 수 없는 과거에서 벗어나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도전과 용기, 열정을 쏟아야 한다.

정종민 성균관대 교수·교육학

갈등심화 현상이 심각하다. 우리 사회에는 이념, 계층, 지역, 남북, 세대, 빈부, 노사, 종교, 남녀 간 갈등이 일부 존재했던 것은 사실이다. 이러한 갈등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해결 기미를 보이기는커녕 점점 심화되어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물론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 어느 정도의 갈등은 필연적이다. 갈등이 없으면 사회는 퇴보하거나 획일화될 수도 있다. 문제는 갈등관리능력의 부족이다. 갈등이 적정수준을 넘어서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는데도 이를 관리하는 능력이 부족하면 사회에 커다란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제는 양보와 타협, 신뢰 구축을 통해 갈등 치유를 위한 사회적 대통합이 하루빨리 이루어져야 한다.

‘내 탓 없는 사회’로 급속하게 변모하고 있다. 일이 잘되면 자기가 잘해서이고, 잘못되면 남의 탓으로 돌린다. 때로는 “미안합니다. 하지만 그때는 이런 사정으로 어쩔 수 없었습니다”라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체하면서 열심히 변명하기도 한다. 더 큰 문제는 모범이 되어야 할 지도층 인사들의 ‘네 탓 공방’이다. 대형 참사가 발생하면 그 원인을 두고 ‘네 탓 공방’으로 골든타임을 허비하고 있다. 이들의 ‘네 탓 공방’은 코로나 19에 지친 국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오만, 자아도취라는 뜻의 휴브리스는 국가, 사회, 집단, 개인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적용될 수 있다. 무슨 일이 잘못될 때마다 남 탓을 하면 변화와 성장의 기회를 얻기 어렵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는 미래를 바라보고 희망을 찾아야 한다.

 

정종민 성균관대 교수·교육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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