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가(家)의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장남인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부회장의 주주제안에 함께 하며 막내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과의 대립 구도를 명확히 했다.
조 이사장은 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주주와 회사는 적대적 대립 관계가 아니며, '주주제안'과 같은 건설적인 소통이 있을 때 동반성장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주주가치 훼손을 방지하고,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돕고자 주주제안에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현재 건강한 지배구조나 투명한 기업 경영에 여러 가지 문제를 가지고 있는 상황이며, 외부전문가의 올바른 감시와 견제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 이사장은 조현식 부회장의 제안으로 계열사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새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 후보로 이혜웅 비알비 코리아 어드바이저스 대표이사를 함께 추천했다.
조 부회장은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에 이한상 고려대 교수를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 후보로 제안했다.
한국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이사회가 별도의 후보를 내세운 탓에 오는 30일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양측의 표 대결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한국타이어가의 갈등은 작년 6월 막내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이 시간 외 대량매매로 아버지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회장의 몫 23.59%를 모두 인수해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42.90%로 늘리면서 움텄다. 승계 구도가 조현범 사장으로 정해진 것으로 보였으나 한 달 뒤인 지난해 7월 조 이사장이 서울가정법원에 조양래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 심판을 청구하며 갈등이 본격화했다.
재계 안팎에서는 오는 30일 주총에서의 표 대결 외에 조 회장의 성년 후견 심판도 경영권 분쟁에 있어 중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양래 회장은 오는 10일 가사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가사 조사는 조 회장이 고령인 점을 고려해 조사관이 조 회장을 방문해 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가사 조사가 끝나면 조 회장에 대한 신체 감정도 이뤄진다.
가사 조사와 신체 감정까지 끝나면 법원은 심문 기일을 지정하고 당사자를 소환해 심문을 진행하게 된다. 심문과 추가 소명자료 등을 통해 법원이 일정 기간 내에 후견 개시 여부를 결정하게 되기까지 통상 짧게는 3∼4개월이 걸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상황을 고려하면 다소 시일이 걸릴 수 있으나 늦어도 올해 안에는 1차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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