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에서 폐교를 교육체험시설로 활용하는 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부산 서구 암남동 옛 알로이시오 중·고등학교 자리가 서부산지역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교육체험시설로 재탄생했다.
부산시교육청은 25일 학교법인 소년의집학원이 운영하는 옛 알로이시오 중·고교를 체험시설로 리모델링한 ‘알로이시오기지1968’을 개관한다고 24일 밝혔다.
알로이시오기지1968은 설립자 신부 이름(알로이시오)과 학교사업 시작년도(1968)를, 버팀목 같은 장소(기지)라는 의미를 각각 담고 있다.
이 기지는 오퍼스 건축사무소 공동대표인 우대성 건축가와 마리아수녀회가 7년간 함께 기획과 설계하고, 2년간의 준비와 공사 기간을 거쳐 총 97억8000만원을 들여 대지면적 1만4455㎡, 연면적 9917.3㎡에 건물 3개 동으로 구성됐다.

사업비 97억8000만원 중 75억원은 부산시교육청에서, 25억원은 소년의집학원에서 각각 분담했다.
건물 3개 동은 가동(실습동), 나동(고등학교 건물), 다동(중학교 건물)으로 운영된다. 먼저 가동은 1층에 빵 굽는 수녀님, 알로이시오홀, 잼잇소, 도담도담 등이 들어서고, 2층에는 웰컴센터, 회의실, 뷰티스튜디오, 역사관 등으로 조성됐다.
3층은 요즘공방, 뮤직스튜디오, 도서관, 침묵의 방 등이 4층은 요리조리, 스마트팜, 달빛옥상, 5층은 팜팜농장 등으로 꾸며졌다.
나동은 친환경적인 야외센터로 조성됐고, 다동은 1층에 세미나실, 회의실, 나무창작기지로 쓰이고, 2~4층은 다목적 교실, 5층은 소강당 등으로 활용된다.
특히 시멘트를 모두 걷어내고 흙을 살려 텃밭을 만들고, 도심에서 달빛을 맞이하며 맨발로 걷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한 것이 특징이다.
시 교육청과 알로이시오기지1968은 지난 15일 시 교육청에서 ‘통합방과후학교 운영 협약’을 체결하고, 다음 달 1일부터 알로이시오 통합방과후학교를 본격 운영한다.
김석준 부산 교육감은 “지난 50년간 가난하고 소외당한 아이들에게 따뜻한 공동체 문화를 일깨워줬던 알로이시오 중·고등학교가 학생과 지역주민들에게 안식의 공간이자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따뜻한 문화공간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소 알로이시오 신부(1930~1992)가 만든 알로이시오 중·고등학교는 1968년부터 폐교된 2018년까지 마리아수녀회에서 돌보던 아이들이 공부했던 곳으로, 중학교는 2016년 3월, 고등학교는 2018년 3월 각각 문을 닫았다.
부산=오성택 기자 fivest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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