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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으세요, 시름도 펴집니다”… 인생의 지혜와 위로 가득

입력 : 2021-02-06 03:00:00 수정 : 2021-02-05 21: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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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해/W미디어/1만4000원

세상은 맑음/박태해/W미디어/1만4000원

 

태어나서 한 번도 스스로 걸어본 적이 없었다. 한 살 때 소아마비를 앓아 두 다리와 왼팔을 쓰지 못한 때문이었다. 사지 가운데 하나만 멀쩡하다. 그 오른손 기능도 40%밖에 남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는 30여 년간 1만여 장애예술인들의 창작 지원을 위해 뛰고 또 뛰었다.

최초의 ‘휠체어 장애인 대학생’이자 최초의 ‘휠체어 방송인’ 방귀희 한국장애예술인협회장의 얘기다. 방 회장은 미소가 거의 본능이나 다름없다고 한다. 인터뷰를 위해 찾은 그날도 환한 미소로 기자를 맞은 그였다. 하지만 ‘환한 미소’ 뒤에는 슬픈 사연이 담겨 있었으니.

막내딸의 장애 판정에 낙담했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았던 어머니는 어릴 적 그에게 늘 웃으라고 가르쳤다고 한다. “(어머니는) ‘너 같은 장애아를 보면 사람들이 불쌍해하며 불편해한다, 그런 사람을 안심시키기 위해서라도 무조건 웃어야 한다’고 웃는 연습을 시켰지요.”

오랜 방송 일을 하면서 처음에는 어색했던 그의 미소는 어느덧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미소 천사’. 이젠 그에게 미소가 더 자연스럽다. “그에겐 비장애인이 장애인에게서 느끼는 무거움과 어둠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함께 있으면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옆집 할아버지 같은 인상으로 ‘전국노래자랑’을 30년 넘게 진행해온 ‘국민MC’ 송해 선생은 구순이 넘은 나이에도 어디를 가나 항상 나이를 내려놓는다. “세월이 60대는 시간당 60km, 70대는 70km, 80대는 80km, 90대는 90km로 간다”는 그의 ‘영원한 현역’ 비결은 양보였다. ‘전국노래자랑’을 30년 진행하면서 연출가만 300여 명을 겪었지만, 그는 늘 그들에게 맞췄다고 한다. “다들 양보하고 웃으며 사세요. 싸울 일이 있어도 피하세요.”

책 ‘세상은 맑음’은 현직 중견 언론인인 저자가 2018년 4월부터 약 3년간 만난 대학 총장이나 병원장, CEO, 의사, 연예인 등 22명의 삶과 지혜, 그들이 보내는 따뜻한 위로를 담았다. “돌아가자니 너무 많이 걸어왔고/ 계속 가자니 끝이 보이지 않아 너무 막막했다”(이정하의 ‘길 위에서’)며 길을 나선 저자는 “인터뷰이로 만난 한 분 한 분이 모두 세상을 맑고 따뜻하게 하는 이들이다. 각자의 영역에서 스스로 향기를 뿜으며 주변에 위안과 희망 주는 이들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작은 용기와 지혜를 얻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물 좀 주소 / 목 마르요 물 좀 주소/ 물은 사랑이여 나의 목을 간질며/ 놀리면서 밖에 보내리/ 아 가겠소 난 가겠소/ 저 언덕 위로 넘어가겠소” 장발을 하고 걸쭉한 목소리로 좌중을 장악하는 노래 ‘물 좀 주소’로 잘 알려져 있지만, 이젠 ‘포크록의 전설’이 아니라 딸의 뒷바라지에 열성인 ‘생활인’ 한대수를 만나는 건 덤.

 

김용출 선임기자 kimgij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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