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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신시가지 ‘자족형 미래도시’로 만든다 [지방기획]

입력 : 2021-01-28 03:00:00 수정 : 2021-01-27 20: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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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구, 리모델링 추진
1991년부터 조성된 좌동 계획도시
편의시설 갖추며 주거지로 큰 인기
우동 해안가 중심 개발… 불균형 심각

신·원도심 상생발전 위한 기능 분배
공동주택 재정비 등 리모델링 나서
수소로 난방열 공급… ‘그린뉴딜’ 선도
해운대구 좌동 대천공원

부산을 대표하는 곳을 꼽으라면 ‘해운대’를 가장 먼저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해운대해수욕장을 중심으로 초고층 아파트와 고급 호텔들이 즐비하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부산 해운대구 면적은 51.47㎢로 부산 전체 면적의 6.7%를 차지한다. 해운대구는 장산을 기준으로 북쪽 내륙의 반송·반여·재송동과 해운대해수욕장을 포함한 좌·우·중동, 동해안쪽 송정동으로 나뉜다. 지형적으로 해운대구 한가운데 위치한 좌·우·중동 지역은 장산 계곡에서 시작해 대천공원을 지나 도시철도 2호선 장산역까지 흐르는 춘천천(川)을 기준으로 왼쪽은 좌동(佐洞), 오른쪽은 우동(佑洞), 가운데를 중동(中洞)으로 구분한다.

이 중 사람들이 흔히 ‘해운대’라고 떠올리며 지칭하는 곳은 해운대해수욕장과 벡스코, 마린시티·센텀시티 등 초고층 아파트와 컨벤션센터, 호텔들이 들어선 우동 지역이다. 겉으로 보기에 화려하고 웅장한 해운대도 내부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문제점이 한둘이 아니다. 가장 시급한 문제가 지역 불균형이다.

◆리모델링 통해 지역 불균형 해결

수년간 도시개발이 해운대해수욕장을 비롯한 해안가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지역 불균형이 심화했다. 해운대구 중심부인 좌·우·중동보다 내륙지역인 반여·반송·재송동과 송정동은 상대적으로 낙후돼 편차가 심하다. 최근에는 좌동에 들어선 해운대 신시가지의 도시재개발 문제가 급부상하고 있다.

좌동은 정부의 200만호 주택건설계획에 따라 조성된 부산지역 최초의 신시가지다. 1991년부터 1997년까지 7년간 해운대구 좌동 10.11㎢에 인구 12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3만3000세대의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섰다. 좌동 신시가지는 대규모 아파트단지와 함께 학교와 병원, 은행, 마트·백화점, 영화관 등 각종 생활편의시설과 공원·하수처리장·쓰레기소각장·지역 난방시설 등을 갖춘 계획도시다.

해운대해수욕장과도 가까워 관광 기능을 보조하는 주거지역으로 상업과 서비스 기능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어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도시철도 2호선 종착역인 장산역이 완공되고, 해운대 문화회관과 이마트, 영화관, 백화점, 대형병원 등 각종 생활편의시설이 완비되면서 쾌적한 주거지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2014년 부산울산고속도로 개통을 시작으로 도심을 연결하는 우회도로 건설과 동해남부선 철도 해운대역의 신시가지 이전 등 교통 여건이 개선되고 동부산권 개발과 연계되면서 더욱 ‘지가’를 높였다.

그러나 좌동 신시가지는 준공 25년을 넘겨 지역 내 각종 기반시설과 아파트가 모두 노후화돼 주민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초부터 좌동 신시가지에 매설된 온수관이 파열돼 수증기가 분출되는 사고가 잦았다. 부산환경공단이 열화상 카메라로 매립 온수관을 관찰한 결과, 온수관 노후화에 따른 수증기 누출로 확인됐다.

해운대구는 복합적인 도시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주택 재정비와 새로운 성장 전환점 마련을 위한 ‘리모델링’을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그동안 각종 개발사업에서 제외돼 상대적으로 낙후된 제척지(좌동마을)와 국유지, 미포~청사포~송정을 잇는 해안지구 등 총 15.32㎢를 새로운 자족형 미래도시로 재탄생시킨다는 계획이다.

좌동 신시가지 내 아파트는 준공된 지 30년이 지나지 않아 재건축 대상은 아니지만, 리모델링은 가능하다. 해운대구는 용역을 통해 리모델링이 가능한지 여부와 재생방안을 동시에 구상하고 있다. 또 서울시와 경기 성남시 등에서 노후 공동주택 리모델링을 위해 제정한 ‘공동주택 리모델링 지원에 관한 조례’를 벤치마킹하기로 했다. 일본과 영국, 스페인 등 외국의 사례와 정책도 참고해 해운대 신시가지의 지속가능한 도시성장 계획을 완성할 방침이다.

부산시 해운대구 해운대신시가지 남쪽 해안가에 위치한 청사포 전경. 해운대구 제공

◆해운대 그린시티로 그린뉴딜 시대 선도

해운대구는 지난해 말 미래발전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신시가지 지속가능한 도시성장 구상 용역’을 발주했다. 용역 시한은 내년 5월까지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이번 용역은 좌동 신시가지의 노후 아파트와 교통난 해소 등 당면과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에 대한 연구”라며 “주거와 환경부터 경제, 산업, 교통 등 주민들의 필수 생활여건과 복지·문화·여가까지 가미한 복합적인 개발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운대구는 최근 1인가구 증가와 고령화 시대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토지이용계획을 수립하고, 신도심과 원도심 간 상생발전을 위한 기능을 배분해 시대와 세대, 공간을 아우르는 통합도시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센텀시티와 연계한 스마트시티 존을 설치하고, 택지지구 내 녹지와 수변공간을 바탕으로 그린 블루네트워크 형성 및 커뮤니티 회랑을 연결할 계획이다.

해운대구에 따르면 장산역 역세권은 상업지역으로, 청사포는 휴양·해양·웰빙 거점으로, 송정동은 해양·레저·문화 중심지로, 해운대역 주변은 특화기능을 강화한 거점지역으로 개발·육성한다. 신시가지 중심부를 차지하는 개발 제척지(除斥地)와 유휴부지, 국방부 및 산림청 부지 활용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또 100명 안팎의 주민참여단을 운영해 좌동 신시가지 재개발 사업에 주민들 의견을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해운대구는 지난해 말 새로운 도시명칭 공모를 통해 ‘해운대 그린시티’를 최종 선정했다. ‘해운대 그린시티’는 수소연료전지발전시설을 갖추고 신재생에너지인 수소를 활용해 난방열을 공급하는 등 미래 그린뉴딜 시대를 선도할 도시라는 의미라고 해운대구는 설명했다. 우동 지역 ‘마린시티’, ‘센텀시티’ 같은 도시브랜드를 통해 가치를 부여하고 주민들의 자긍심을 높여 통합을 위한 포석인 셈이다.

홍순헌 해운대구청장은 “신시가지의 기반시설과 건축물, 교통체계, 인문·자연환경 등 전반적인 사항에 대한 기초조사와 분석을 통해 문제점과 잠재력을 찾아낼 것”이라며 “해운대지역 특성에 맞는 재정비 방안을 마련하고, 주민들의 주거 만족도를 향상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부산=오성택 기자 fivest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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