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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차 대유행 교훈에도… 섣부른 거리두기 완화로 3차 초래 [코로나 사투 1년]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입력 : 2021-01-20 06:00:00 수정 : 2021-01-19 21:4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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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입국 관리 부실·신천지 사태
2차 교회·광화문 집회 ‘집단감염’
진정세 보이자 경제 살리기 조급
단계 하향·쿠폰 발행 등 나섰지만
n차 감염 확산 등 3차 유행 불러
전염력 강한 해외발 변이 들어와
국내 18명 확인… 대책 마련 시급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1년을 하루 앞둔 19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 외벽에 마스크를 착용해 코로나19를 극복하자는 의미를 담은 그래피티가 그려져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인천공항=연합뉴스

“힘든 일이 너무 많아서 가장 힘들었던 점이 무엇인지 답변하기 쉽지 않습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이 지난 18일 브리핑에서 취재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1년에 대한 소회와 함께 가장 힘들었던 일을 묻자 한 말이다. 정 본부장은 “예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조치들이었기에 어려운 숙제였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지난 1년간 코로나19와의 싸움은 방역 일선을 책임진 정 본부장을 비롯한 국민 모두에게 힘겨운 순간의 연속이었다. 수차례 고비를 넘겨왔으나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미숙했던 초기… 체계 잡아가면 1, 2차 유행 버텨

19일 전문가, 의료계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초기 정부 대응은 미숙했다. 무증상 입국자와 지역 내 n차 전파, 중국 외 다른 국가 입국자 관리 등에서 허점이 노출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꾸려졌지만 각 정부부처, 지방자치단체 간 손발이 맞지 않았다. 2월 온 국민을 힘들게 했던 마스크 대란은 새로운 감염병에 얼마나 준비가 돼 있지 않았는지 단적으로 보여줬다. 이러는 사이 대구 신천지교회를 중심으로 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확진자가 전국으로 번지면서 지난해 2월29일 하루에만 909명의 확진자가 쏟아졌다.

비상이 걸린 정부는 중증도에 따라 생활치료센터와 감염병전담병원, 중증환자전담병상에서 치료하는 체계를 구축해 대응했다. 특별입국절차, 국가별 위험도 평가를 통해 해외 입국자 관리도 시작했다. 등교 개학을 미루고, 유흥시설, 종교시설, 실내 체육시설의 운영을 중단하는 사상 초유의 사회적 거리두기도 실시했다. 효과가 있었다. 4월30일 코로나19 발생 72일 만에 지역발생이 ‘0’명으로 떨어졌다. 그러자 정부는 5월6일부터 방역과 일상을 병행하는 ‘생활방역’ 체계로 들어갔다.

그런데 방심을 헤집고 이태원클럽발 집단감염 사태가 터졌다. 확진자가 정확한 동선을 속일 경우 방역에 얼마나 혼란을 초래하는지 목도했다. 한 확진자는 학원강사로 일한다는 사실을 숨기면서 초기 방역 차단이 늦어졌고, n차 감염을 통해 삽시간에 80여명이 확진되기도 했다.

8월 2차 유행도 느슨한 방역에서 발화했다. 당시 ‘생활방역’에다 여름휴가 등으로 6, 7월 이동량이 늘었다. 정부는 임시공휴일 지정과 외식·여행쿠폰 지급 등을 통해 상반기 코로나19로 가라앉은 경제를 끌어올리려 했다. 결국 코로나19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광화문 도심집회를 통해 증폭됐다. 정부는 다시 전국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카페 포장·배달만 허용 등 ‘+α’ 조치를 통해 유행을 겨우 감소시켰다.

◆대비 못 한 3차 유행… 변이 바이러스 새로운 도전

현재는 3차 유행이 진행 중이다. 11월8일 143명 이후 73일 연속 세 자릿수 이상 확진자수가 나오고 있다. 12월25일 1240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아무 준비 없이 3차 유행을 맞이한 것은 가장 아쉬운 대목이다. 8월 2차 유행 후 정부는 10월12일 전국 거리두기를 1단계로 하향조정했다. 외식·숙박·여행 쿠폰 지원도 재개했다. 이 같은 조치가 이동량 증가, 감염 확산으로 이어진다는 것은 지난 1, 2차 유행 당시 경험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

당장 필요한 공공의료 병상과 의료진이 부족했다. 가용할 수 있는 중환자 병상은 한 자릿수로 떨어졌고, 확진 후 자택 대기 환자는 400∼500명에 달했다.

정부는 민간 병원에 행정명령까지 발동하며 부랴부랴 병상 확보에 나섰다. 거리두기는 수도권 2.5단계(비수도권 2단계)에 5인 이상 사전모임 금지 조치를 추가해 시행 중이다.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임시 선별진료소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다행히도 최근 발생 규모는 감소세다. 지난 10∼16일 코로나19 확진자수는 3822명으로, 지난 일주일(3∼9일) 5413명 대비 29% 줄었다.

새롭게 직면한 도전은 코로나19 변이다.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에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됐고, 국내에서는 18명이 확인됐다.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 속도가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 당국은 영국, 남아공발 입국자에 이어 25일부터 브라질발 입국자에 대해서도 PCR 음성확인서 제출을 의무화하고, 음성 확인 시까지 시설에 격리 조치하기로 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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