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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외교부 100만달러 도난… 용의자는 통신담당자인 40대 여성

입력 : 2020-12-29 20:31:54 수정 : 2020-12-29 20:3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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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서 외교행낭 통해 보내져
용의자, 배달 당일 행방 묘연
CCTV에 가방 든 모습 잡혀
러시아 외무부 청사. 타스=연합뉴스


러시아 모스크바 외교부 청사에 있던 빈 보드카 케이스에서 100만달러(약 10억9000만원)가 사라지는 도난사건이 발생했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문제의 돈은 이란에 주재하는 러시아 외교관들이 보드카 상자에 담아 본국으로 보낸 것이었다.

신문에 따르면 이 돈은 이란 주재 러시아 대사관에서 외교행낭을 통해 모스크바의 외교부 본부로 전달됐다. 일반적으로 외교행낭은 세관 검사가 면제되는데 앱솔루트 보드카가 담긴 오래된 상자와 함께 배달됐다. 이는 이란이 러시아 정부에 지불해야 하는 영사 서비스 비용(150만달러)의 일부였다고 한다. 테헤란 대사관의 경호 아래 밀봉된 용기에 담겨 전달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러시아 경찰은 용의자로 외교부 내 통신 업무 담당자인 나탈리아 아갈소바(49·여)를 지목한 상태다. 아갈소바는 돈이 그의 사무실에 배달된 당일 갑자기 “아프다”면서 행방이 묘연해졌고 이후 그 돈을 훔쳤다고 한다. 폐쇄회로(CC)TV 화면에는 아갈소바가 가방 두 개를 들고 나가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러시아 외교부는 현금이 대량으로 도난당한 사실을 인정했으며 현재 그는 기소된 상태다. 이웃은 경찰에 “아갈소바와 그의 20대 남자친구가 자물쇠로 채워진 상자를 건네주며 ‘금고에 보관해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증언했다. 이후 수사관들은 그 안에 들어 있던 현금 14만8000달러를 찾아냈다.

이란 은행은 미국의 금융제재로 국제 금융 시스템에서 차단된 지 오래다. 이런 사정으로 이란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외교행낭을 이용해 현금 송금을 해왔다. 타임스는 2017년 아르헨티나에 있는 러시아 대사관에서 3500만파운드(약 515억원) 상당의 코카인 400㎏이 발견된 이후 대량 현금 도난사건까지 발생해 러시아 외교부가 무척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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